|
다양한 사례 조사 결과 해외 PEF는 주로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거나 저평가된 기업을 인수해 경영 효율성을 개선하고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세계 최대 PEF인 블랙스톤의 힐튼호텔 인수, 영국계 PEF 운용사 CVC 캐피털의 포뮬러 원 인수, 미국 PEF KKR의 듀라셀 인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해외 PEF는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면서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글로벌 확장을 추진함으로써 장기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국내 PEF는 오너 중심의 기업지배구조 개혁을 내세우며 경영권 분쟁을 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KCGI는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이유로 지분을 확보한 후 경영권을 장악하려 했으며,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를 인수한 후 부동산을 매각해 단기적인 수익을 실현하려 했다. 그러나 이러한 개입이 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어졌는지는 의문이다. 단기적인 차익 실현에 초점을 맞추고 장기적인 성장 전략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사태는 단순한 투자 실패가 아니라 PEF가 기업의 장기적 성장보다 단기적인 수익 회수에 집중할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국내 PEF의 가장 큰 문제는 책임경영이 부족하다는 점이 꼽힌다. 해외 PEF는 장기적인 기업 가치 제고를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지만, 국내 PEF는 단기적인 투자 후 기업을 매각하고 빠지는 전략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저해하고, 결국 시장 전체의 신뢰도를 낮추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PEF의 장기적 책임을 강화하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은 필요하지만, PEF의 일방적인 지배구조 개편이 아니라 장기적인 경영 전략과 연계된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과 PEF 간의 협력을 강화하고, 주주 가치뿐 아니라 기업의 지속 가능성도 고려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