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9시 30분께 서울 은평구 수색동의 한 셀프주유소. 새벽 근무를 마치고 주유를 위해 이곳을 찾았다는 방명훈(47)씨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이곳의 리터(ℓ)당 휘발유 가격은 1619원으로 은평구 주유소 평균(1708원)보다 가격이 90원가량 저렴했다.
10개 주유기 앞은 차량들로 꽉 찼고 순서를 기다리는 차량 4~5대가 입구까지 늘어섰다. 셀프주유소다보니 평소에는 직원의 안내가 따로 필요 없지만 이날은 직원들이 직접 나서 진입하는 차량을 안내했다. 이 주유소의 직원 40대 김모 씨는 “어제(2일)는 주유하려는 차가 계속 밀려 들어와서 주유소 앞 도로가 꽉 찰 정도였다”면서 “언론에서 기름값이 급등할 것 같다고 하자 계속 북새통”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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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사망 이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공식 선언하자 국제 유가 급등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20~30%가 지나는 핵심 에너지 수송로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입의 약 70%를 차지하는 중동 원유가 대부분 이를 통과한다. 결국 국내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주유소에도 기름값이 오르기 전 미리 주유를 하려는 운전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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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도 꿈틀대고 있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달 말 ℓ당 1750원이었던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이날 1782원까지 올라 1800원대를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이달 말쯤 국내 주유소의 기름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국제유가는 통상 2주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판매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주 국내 주유소 가격은 2주 전 국제 제품 시장에서 판매되는 가격이 반영된 것”이라며 “아직 중동 정세 악화로 인한 영향이 소비자들에게까지 미쳤다고는 볼 수 없다. 이달 말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시민들이 주유소를 찾는 횟수가 늘어나면 회전율이 빨라져 오름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의 국제 유가 상승분은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기름값과 소비자 물가에 반영된다”면서 “원유 의존도가 높고, 수출 중심인 우리 경제에 타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등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방위적 정책을 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