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고령화의 영향으로 ‘보건 소비’가 늘어나며 공공소비에서 차지하는 노년층의 비중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노년층의 적자 확대 폭이 유년층보다 큰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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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통계청의 ‘2022년 국민이전계정’에 따르면, 총액 기준 노동 연령층(15~64세)의 흑자는 143조 9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2.3% 늘어났다. 반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유년층(0~14세)과 은퇴 이후 노년층(65세 이상)은 각각 176조 8000억원, 162조 5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에 비해 노년층의 적자 폭은 11.4% 늘어나 유년층(10.5%)보다 컸다.
국민이전계정은 우리 국민 한명이 평생 벌어들이고, 소비하는 경제적 흐름을 연령 구조에 따라 보여준다. 개인이 직장이나 자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노동소득’과, 공공·민간에서의 ‘소비’로 구분해, 소비보다 노동소득이 많다면 흑자로, 그 반대라면 적자로 분류된다. 노동소득을 기준으로 하는 만큼 노동하지 않는 유년층에 적자를 보이다가, 일하는 시기 흑자를 보이고 은퇴 이후 적자로 돌아서는 경향을 보인다.
전체 국민의 소비에서 노동소득을 뺀 ‘생애주기 적자’는 전년 대비 37.9%(53조 7000억원) 늘어난 195조 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노동소득(1168조 7000억원)이 전년 대비 6.3% 늘어났으나 소비(1364조 1000억원)는 9.9% 증가해 벌이보다 씀씀이의 증가 폭이 컸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전 연령층의 소비가 늘어난 가운데 유년층은 교육 소비가 많고, 노년층은 보건 소비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노동 연령층 중 55~64세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적자 연령대였지만, 2020년부터 흑자로 돌아선 이후 2022년에는 소득(221조 6560억원)이 소비(221조 6760억원)보다 빠르게 늘어 흑자 폭이 9조 98억원에 달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55~64세는 현재 취업률을 견인하고 있는 연령대인 만큼 코로나19 이후 이들이 노동 시장에 뛰어드는 경우가 늘어나며 이에 따라 총 노동소득 역시 늘어나게 됐고, 고령화에 따라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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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인으로 좁히면, 1인의 생애주기에서 적자 폭이 가장 큰 시기는 대학 입학 등을 앞둔 17세로, 이들의 총 적자 폭은 4077만원에 달했다. 공공교육소비(1296만원)는 물론, 민간교육소비로는 그 두 배에 가까운 2327만원을 지출하며 총 4113만원을 소비했다. 이후 첫 취업 등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28세부터 흑자에 들어서고 43세에는 1인당 노동소득 4290만원, 흑자 기준 1753만원으로 정점을 찍는다. 이후 소득이 점차 줄어들며 61세부터는 다시 적자로 돌아선다. 흑자 상태로 인생을 사는 기간은 33년인 셈이다.
지난 2010년 이후 국민 1명이 흑자로 진입하는 연령은 첫 취업과 비슷한 27~28세로 일정했다. 그러나 적자에 재진입하는 연령은 2010년 56세였던 것이 고령화로 점차 높아지는 추세로, 2016~2018년까지 59세에 머물렀다가 지난 2019년부터는 6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인생 흑자 기간도 2010년(29년)과 비교하면 4년 늘어났다.
한편 각 생애주기에서 발생하는 적자는 노동 연령층이 벌어들이는 소득으로 충당된다. 노동 연령층에서 순유출된 298조 1000억원은 유년층(177조 4000억원)과 노년층(118조원)으로 이전됐다. 이를 부문별로 나누면 사회부담 등 공공부문 이전은 190조원이었고, 가족 부양 등을 위한 민간 이전은 108조 100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