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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 최경주(49)가 까마득한 후배 전가람(24)의 아이언샷에 감탄을 연발하며 이렇게 말했다.
16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하늘코스(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오픈(총상금 12억원) 1라운드를 마친 최경주는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후배 전가람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그는 “아이언을 대기만 하면 공이 핀으로 갔다”며 “핀이 왼쪽에 있든 오른쪽에 있던 거침없이 자신 있게 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소리만 들어도 안다”며 “아이언샷이 정말 정확하게 잘 들어가는 소리를 오래간만에 들은 것 같다”고 엄지를 세웠다.
전가람은 요즘 KPGA 코리안투어에서 ‘핫’한 선수 중 한 명이다. 지난해 개막전으로 열린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에서 데뷔 첫 승을 올린 뒤 그의 독특한 이력이 밝혀져 더 화제가 됐다. 주니어 시절 골프선수를 하다 그만두고 골프장에서 캐디로 일했다. 그러다 캐디로 일하던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에 동료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보고 다시 프로의 꿈을 키웠다. 우승 뒤 잠잠하던 그의 샷이 지난주부터 다시 달아올랐다. 12일 끝난 휴온스 셀러브리티 프로암에서 1년여 만에 두 번째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기 전까지 성적 부진에 시달렸다.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과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연속으로 컷오프됐다.
부진의 이유는 정확도가 떨어진 아이언샷 때문이었다.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과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선 47.22%와 58.33%에 불과했다. 그러다 휴온스 셀러브리티 프로암에서 84.72%로 높아졌다. 비결은 새로 바꾼 샤프트 덕분이다.
아이언샷의 정교함을 되찾은 전가람은 이날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도 버디 8개에 보기 1개를 적어내 7언더파 64타를 쳤다. 재미교포 김찬(29)과 함께 공동 선두로 나서 2주 연속 우승의 기회를 잡았다. 8개의 버디 중 3개는 아이언으로 티샷하는 파3 홀에서 만들어 냈다. 4번홀(190야드)를 제외하고 8번(174야드), 12번(206야드), 16번홀(167야드)에서 모두 버디를 했다.
골프클럽에서 샤프트는 자동차의 엔진에 비유한다. 그만큼 골프클럽의 성능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중요한 요소다.
전가람은 캘러웨이의 에이펙스 프로 아이언을 쓴다. 휴온스 셀러브리티 챔피언십을 앞두고 헤드는 바꾸지 않은 채 이전에 사용하던 트루 템퍼의 다이내믹 골드 S300 샤프트를 빼고 같은 회사 제품인 프로젝트 X LZ 6.0으로 교체했다. 두 샤프트의 가장 큰 차이는 무게와 탄도다. 다이내믹 골드 S300은 125g, 프로젝트 X LZ 6.0은 120g으로 5g 가볍다. 가벼워진 무게는 같은 힘과 속도로 스윙했을 때 공을 조금 더 멀리 보낼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버트(그립쪽)와 팁(헤드쪽)은 단단하지만, 중간 부분이 부드러워 다이내믹 골드 샤프트보다 높은 탄도의 샷을 하기가 훨씬 쉽다. 그로인해 롱아이언에서 훨씬 안정적인 샷이 가능하고 일정한 거리를 낸다. 다만, 흔히 말하는 손맛은 다이내믹 골드가 조금 더 좋다는 게 클럽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경기 뒤 전가람은 “휴온스 대회 전 아이언 샤프트를 바꿨다”며 “그전에는 공을 치다 보면 잘 맞았을 때도 마음에 안 드는 느낌이 있었는데 샤프트를 바꾼 후 미스샷을 하더라도 인정하게 될 정도로 궁합이 잘 맞는다”고 절정의 아이언샷을 선보일 수 있었던 비결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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