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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는 27일 제주시 제주썬호텔에서 열린 2023 V리그 남자부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한국전력에 지명됐다.
V리그 남자부 역사상 외국인선수는 거의 공격수였다. 그래도 세터가 한 명 있었다. 2009∼10시즌 블라도 페트코비치(세르비아)가 우리캐피탈에서 세터로 활약했다.
하지만 리베로는 없었다. 2023~24시즌 이가가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비게 되면 V리그에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이가는 일본 실업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2016년부터 일본 명문티 파나소닉에서 줄곧 활약했다. 바로 직전 시즌까지 주전 리베로로 활약했다.
이가가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 신청서를 넣었을때 많은 관계자들은 놀라워했다. 일본에서 이미 자리를 잡은 선수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은 아직 완전한 프로리그가 아니다. 선수들 대부분 직장에 속한 회사원 신분이다. 연봉이 많지는 않지만 은퇴 후에도 회사를 다니면서 생업을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이가는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기 위해 기꺼이 안정된 직장을 포기했다. 지난 25일과 26일 두 차례 연습 경기를 통해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권 감독의 선택을 받고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게 된 이가는이가는 지명 후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배구를 하게 돼 매우 기대되고 내 이름이 불려 매우 뿌듯하다”며 “기복 없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고 싶다.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대한항공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다른 팀은 잘 몰랐다”며 “지명 받은 것 자체가 운이 좋았다”고 말한 뒤 활짝 웃었다.
이가는 “V리그에서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고 싶은 마음이다”면서 “공식적인 합류일은 7월 1일부터 문제 없이 합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영민 감독은 “장지원, 이지석 등 리베로들이 어린데 경험이 많은 이가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가는 수비 범위가 넓기 때문에 팀에 빠르게 적응한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1순위로 뽑힌) 바야르사이한도 고민했지만 우리 팀에는 이미 미들 블로커가 많다”면서 “리베로 포지션에서 흔들리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가를 선택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권영민 감독은 이가가 확실한 주전은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모두 경쟁해야 한다”며 “장지원, 이지석, 이가 모두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서로에게 배울 게 있으면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