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지은(32)은 17일 경기 파주시의 서원밸리 컨트리클럽 서원힐스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쓸어 담아 8언더파 64타를 몰아쳐 공동 선두에 올랐다.
유해란(23)이 7언더파 65타로 단독 4위, 최혜진(25), 성유진(24), 지은희(38)가 6언더파 66타로 공동 5위를 기록하는 등 선두권에 한국 선수들의 이름이 즐비하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한국에서 열리는 유일한 LPGA 투어 대회다. 2019년 시작해 지난해까지 4차례 열린 이 대회에서 장하나(2019년), 고진영(2021년), 리디아 고(2022년), 이민지(2023년)가 한 번씩 우승하는 등 한국 선수 혹은 한국계 선수가 쭉 우승을 차지해 왔다.
올해 LPGA 투어는 상반기 넬리 코다(미국·6승), 하반기 리디아 고(뉴질랜드·3승)가 양분했고 한국 선수가 정상에 오른 건 6월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을 제패한 양희영(35), 9월 FM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유해란 2명밖에 없었다. 한국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의 우승이 절실한 이유다.
공동 선두를 달린 신지은은 이날 페어웨이 안착률 100%(14/14), 그린 적중률 94.44%(17/18)로 날카로운 샷 감각을 뽐냈고 퍼트 수도 27개만 기록하는 등 어느 하나 부족함 없는 경기를 펼쳤다.
신지은은 “샷, 쇼트게임, 3m 안팎의 퍼트가 잘 됐다. 인내심을 갖고 노력한 끝에 좋은 성적을 냈다”고 자평했다.
2011년 LPGA 투어에 데뷔해 2016년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텍사스 슛아웃에서 우승한 신지은은 8년 만에 통산 2승에 도전한다. 올해 20개 대회에서 3차례 톱10에 오른 그는 선두권을 달리다가도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해 오랜 시간 우승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신지은은 “실패하는 법을 많이 안다”며 웃은 뒤 “지난 3년 동안 골프에 대한 정신상태가 달라졌다. 열심히 해서 후회 없이 골프 인생을 마치고 싶다. 우승권에 가까이 가면 우승 문턱을 넘는 연습을 자주 하게 되는 것 아닌가. 오랜만에 우승을 차지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해란은 약 1개월 만에 시즌 2승이자 LPGA 투어 통산 3승에 도전한다. 올해 한국 선수들이 2승밖에 거두지 못했지만 부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그는 “미국에서 골프장에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하는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이다. 그만큼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여자골프가 한국에서 인기가 많긴 하지만 첫날인 목요일부터 이렇게 많은 분이 와주실 줄은 꿈에도 몰랐다. 많은 팬 덕분에 힘이 났다”며 “생각보다 샷이 좋아서 찬스가 많이 나왔는데 그 찬스를 다 살리지 못한 게 조금 아쉽다. 남은 3라운드는 아쉬움 없이 경기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LPGA 투어 3년 차인 최혜진도 2타 차 공동 4위에 올라 첫 우승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9월 한 달 동안 한국에 남아 샷과 체력 훈련에 더 전념했다는 그는 “한 달 쉰 게 오히려 도움이 됐다. 지난주 뷰익 LPGA 상하이에서 마지막 날 10언더파를 치면서 샷과 퍼트감이 모두 좋아졌다고 느꼈고 오늘도 찬스가 많아서 편하게 경기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최혜진은 바꾼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퍼터에 공을 돌렸다. 최혜진의 우승을 책임졌던 블레이드 스타일의 구형 퍼터 대신 샤프트가 더 길고 그립도 더 긴 퍼터로 클럽을 교체했다. 그는 “어드레스할 때 더 편해 퍼트가 더 잘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혜진은 이날 그린을 100%(18/18) 지켰고, 퍼트 수는 31개로 양호한 기록을 냈다.
애슐리 부하이(남아공)와 해나 그린(호주)이 8언더파 64타로 신지은과 공동 선두를 이룬 가운데 김효주(29), 김아림(29), 이정은(28)이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리디아 고(뉴질랜드), 디펜딩 챔피언 이민지(호주)와 공동 11위(5언더파 67타)에 이름을 올리며 선전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