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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골퍼’로 불리는 케빈 전이 KPGA 코리안투어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총상금 5억원)에서 생애 첫 우승의 발판을 만들었다.
케빈 전은 19일 경기도 포천시 대유몽베르 컨트리클럽 쁘렝땅·에떼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적어내 중간합계 9언더파 135타를 쳤다. 4시 40분 현재 정대억(30)과 함께 공동 선두로 나선 케빈 전은 데뷔 13년 만에 첫 우승의 기대를 부풀렸다.
그의 골프인생을 굴곡이 많았다. 2007년 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해 6년 동안 활동했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08년 상금랭킹 59위가 가장 좋은 성적이었을 정도로 부진했다. 그러다 2012년 말 아시안투어로 눈을 돌렸다. 기대와 다르게 시드를 따지 못한 그는 돌연 골프채를 내려놨다. 케빈 전은 “아시안투어 큐스쿨에 응시했는데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며 “그 뒤로 ‘골프는 나랑 안 맞는다’고 생각해 골프를 그만뒀다”고 말했다.
골프채를 내려놓은 그는 대신 학업에 열중했다. 용인대학교에서 스포츠생리학을 전공, 석사와 박사 과정을 밟았다. 지난해 2월 박사 학위를 받았다.
원하는 걸 얻었지만, 그를 끌어당긴 건 다시 골프였다. 케빈 전은 “공부를 하다 보니 선수 생활을 하던 때가 그리워졌다”며 “큰 기대 없이 코리안투어 QT에 응시했는데 좋은 성적을 거둬 깜짝 놀랐다”고 다시 골프채를 잡을 이유를 설명했다.
2라운드 경기가 진행 중인 가운데 공동 선두로 먼저 경기를 끝낸 케빈 전은 데뷔 13년 만에 생애 첫 우승의 기회를 잡았다. 그는 “욕심을 내지 않고 안전하게 코스를 공략했던 게 잘 맞았다”며 “퍼트가 잘 됐고, 샷 감도 좋았다”고 만족해했다.
프로골퍼 출신 아버지가 캐디로 함께한 것도 그에겐 큰 도움이 됐다. 케빈 전은 “아버지가 10년 만에 캐디를 해주셨다”며 “10년 전엔 의견이 달라 많이 싸웠는데 오늘 느낀 건 10년 전에도 아버지 말을 들었어야 했다”며 아버지와의 호흡이 잘 맞은 게 좋은 성적을 낸 비결로 꼽았다.
데뷔 13년 만에 우승 경쟁에 뛰어든 케빈 전은 “남은 3~4라운드에선 매 홀마다 최선을 다해 경기하겠다”며 “큰 욕심을 내지 않고 안전하고 차분하게 남은 경기를 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우승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