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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회의를 통해 전세계 아마추어 복싱을 관장해 왔던 국제복싱협회(IBA)의 승인을 철회할 것을 권고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복싱이 IOC로부터 사실상 퇴출 통보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최종 결정은 22일 예정된 임시 IOC 총회에서 내려지지만 뒤집힐 가능성은 거의 제로다. 총회는 집행위원회 결정을 추인하는 절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IOC 집행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로드맵을 포함해 실제적이고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BA에 다양한 기회를 줬지만 IBA는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며 “상황이 너무 심각해 올림픽 헌장에 따라 IBA를 퇴출하는 게 유일한 결론이다”고 지적했다.
IBA가 올림픽 퇴출 위기까지 몰리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었다. 당시까지 프랑스어 약자인 ‘AIBA’를 정식 명칭으로 썼던 IBA는 당시 심판 편파 판정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게다가 당시 임시회장이었던 가푸르 라히모프(우즈베키스탄)가 마약 범죄 혐의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도덕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이후 IOC는 2019년 6월 총회에서 IBA의 올림픽 주관 국제연맹(IF) 자격을 정지시켰다. 그럼에도 IBA는 IOC가 요구한 개혁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2020년 새 회장에 오른 우마르 크렘레프(러시아)는 더욱 폭주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대회 출전이 금지됐던 러시아 및 벨라루스 선수들의 대회 출전과 국기 게양, 국가 연주를 허락했다. 여기에 러시아 최대 에너지 회사 가즈프롬을 스폰서로 들이자 IOC는 IBA와의 관계를 아예 끊기로 했다.
크렘페드 회장은 이번 IOC 집행위원회 결정에 대해 “우리는 절차를 지키고도 공정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관할 법원에 평가를 요구할 것”이라며 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 등 법적 다툼을 예고했다.
IBA가 퇴출된다고 해서 당장 눈앞에 다가온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종목이 열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IOC가 직접 종목을 관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선 복싱 경기를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