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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1차전에서 NC다이노스의 4-3 승리를 이끈 일등공신은 벤치 멤버인 ‘예비역 병장’ 김성욱(30)이었다.
김성욱은 이날 스타팅 멤버가 아니었다. 올해 정규시즌 전체를 놓고 보더라도 두드러진 성적을 내진 못했다. 93경기에 출전했지만 타율 .223 6홈런 16타점에 그쳤다. 대부분 대타, 대수비 등 교체 출전이었다.
하지만 NC 타선이 이날 SSG 선발투수 요에니스 엘리아스에게 7회까지 단 2안타에 그친채 철저히 눌리자 강인권 감독은 김성욱 대타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그리고 0-0이던 8회초 1사 1루 찬스가 오자 오영수 대신 김성욱을 대타로 선택했다.
김성욱은 꽉 막힌 경기 흐름을 풀어달라는 감독의 기대를 200% 부응했다. 엘리아스의 초구 체인지업이 한가운데 몰리자 이를 놓치지 않고 힘껏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투런홈런으로 연결했다. 역대 준PO 8번째, 포스트시즌 28번째 대타 홈런이었다.
김성욱의 투런 홈런으로 분위기를 바꾼 NC는 9회초 터진 제이슨 마틴, 서호철의 적시타를 묶어 SSG를 4-3으로 이기고 준PO 1차전을 거머쥐었다. 김성욱은 준PO 1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돼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김성욱은 “항상 대타로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요즘 자신감을 유지하려고 하는데, 무조건 칠 수 있다는 마음 가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큰 경기라) 엄청난 부담감은 없다. 그저 설렌다는 느낌으로 경기에 나선다”며 “‘이런 환경에서 언제 야구 해보나’라고 생각한다”고 남다른 멘탈을 자랑했다.
김성욱은 “맞는 순간 처음에는 홈런이라고 생각 안 했다. ‘제발 넘어가라’고 생각하며 뛰었다”며 “예전 포스트시즌에 홈런 쳤던 게 생각나서 좋았다”고 말한 뒤 활짝 웃었다.
1차전에서 깜짝 스타가 된 김성욱은 2차전 스타팅 출전이 유력하다. SSG 2차전 선발 투수인 김광현에게 6타수 3안타로 유독 강했기 때문이다.
김성욱은 “처음 상대했을 때는 TV로만 보던 분이라 재미있겠다 싶었다”며 “치다 보니 안타가 나오면서 자신감이 쌓였다”고 김광현과 대결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