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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11일 대표팀 사령탑으로 내정된 홍 감독과 상호 합의로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당분간 이경수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고 후임 감독을 찾을 예정이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차기 대표팀 사령탑으로 홍 감독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감독 후보에 이름이 오를 때마다 줄곧 거절 의사를 밝혀왔던 홍 감독이었기에 모두가 놀랐다. 특히 시즌 중 수장을 잃게 된 울산 팬들은 분노를 드러냈다.
10일 문수 축구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 경기에서 울산 팬들은 홍 감독과 협회를 강하게 질타했다. ‘축협의 개 MB’, ‘피노키홍’, ‘우리가 본 감독 중 최악’, ‘K리그 무시하는 KFA 아웃’, ‘삼류 협회’라는 걸개와 “정몽규 나가”, “홍명보 나가”라는 외침으로 메시지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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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표팀에 가게 된 상황을 설명하며 남은 경기 더 열심히 준비해서 피해 없게 하겠다고 했다면 다른 구단 팬들도 어느 정도 이해를 했을 것”이라면서 “갑자기 선두 경쟁을 하는 팀의 감독을 빼 간다는 건 정말 말도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울산 팬 역시 협회와 홍 감독을 함께 꼬집었다. 그는 “정떨어지는 행보”라면서 “K리그가 발전하고 대표팀 경기력을 향상하는 게 순서인데 마치 대표팀이 최고고 K리그는 그 밑에 있는 것처럼 취급한다”라고 자국 리그를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대표팀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지켜보겠다”라며 “울산의 2연패를 이끌어주신 좋은 감독님이시나 마무리는 분명 좋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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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감독도 후보군에 포함됐기에 불안하긴 했다면서도 “2002 한일 월드컵 멤버 혹은 기득권층이 저희 감독님을 뽑진 않을 거로 생각해서 덜 걱정했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광주 팬은 홍 감독이 대표팀을 지휘할 역량이 충분하다면서도 “K리그 팬들이 공감할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리그 선두를 다투는 팀의 감독이 갑자기 대표팀으로 가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만약 저희가 그런 상황이었다면 굉장한 배신감이 들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 나라를 대표하는 감독직에 오르는 과정이기에 충분히 축하받을 수 있으나 협회의 미숙함으로 다들 실망감과 서운함만 남게 됐고, 이는 어느 구단 팬들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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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은 “울산에 있으면서 팬, 축구만 생각하며 보낸 시간이 좋았다”라며 “얼마 전까지 응원 구호가 오늘은 야유로 나왔다. 전적으로 제 책임이고 다시 한번 울산 팬, 처용 전사분들께 사과의 말씀 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