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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문(32)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총상금 10억원) 둘째 날 32강의 벽을 넘지 못했다.
배상문은 8일 경남 남해 사우스케이프 오너스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둘째날 32강전에서 이형준(26)에게 3홀(3&1) 차로 패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동하다 잠시 귀국해 이번 대회에 출전한 배상문은 무뎌진 스윙과 분위기 전환을 기대했지만, 아쉽게 이틀 만에 대회를 마무리했다.
배상문이 못했다기보다 이형준이 잘했다. 1번홀(파4)에서 경기를 시작한 배상문과 이형준은 경기 초반부터 불꽃 튀는 샷대결을 펼쳤다. 1번홀에서는 이형준이 먼저 버디를 잡아내 기선을 제압했다. 배상문은 곧바로 2번홀(파4)에서 반격했다. 파 세이브에 성공해 보기를 적어낸 이형준에게 한 홀을 뺏어왔다. 3번홀(파4)에서는 이형준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배상문이 두 번째 샷을 홀 50cm에 붙이자 ‘컨시드’를 줬다. 이형준은 약 4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남겨두고 있어 반드시 넣어야 승부의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 이형준은 쉽지 않은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다.
기선 제압에 실패한 배상문은 조금씩 승기를 빼앗겼다. 4번홀(파4)에서 한 홀을 더 내줬고, 5번홀에서는 먼저 버디를 기록했지만, 이형준이 버디를 잡아 추격에 실패했다. 이형준은 3번홀에서처럼 버디 퍼트를 앞둔 배상문에게 먼저 컨시드를 주고 뒤이어 버디를 잡아냈다.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끌려가던 배상문은 6번홀(파3)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티샷이 왼쪽으로 크게 감기면서 공이 그린 앞쪽 러프에 멈췄다. 멀지 않은 거리였지만, 어프로치를 실수 해 두 번째 샷으로 그린에 올라오지 못했다. 결국 이 홀에서 보기를 적어냈고, 이형준은 파를 잡아 3홀 차로 달아났다.
배상문은 후반 들어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10번홀과 11번홀을 잇달아 빼앗아 한 홀 차로 추격했다. 12번홀에서 보기를 적어내 다시 2홀 차로 벌어진 배상문은 13번홀(파4)에서 이날 가장 아쉬운 장면을 연출했다. 298m의 짧은 파4 홀에서 티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린 배상문은 이글 퍼트에 이어 버디 퍼트마저 홀을 벗어나 한 홀을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이후 3홀 동안 승부를 내지 못한 채 끌려가던 배상문은 17번홀을 내주면서 패배를 인정했다.
배상문은 “드라이버와 아이언, 벙커샷 등을 하나씩 뜯어보면 크게 나무랄 게 없었다”며 “그러나 종합해서 보면 조금씩 부족했던 경기였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최근 PGA 투어 경기에서도 이런 모습이 자주 나왔는데 아주 작은 차이지만, 그 작은 차이를 끌어올리는 게 쉽지 않아”고 덧붙였다.
아쉽게 32강에서 탈락한 배상문은 당분간 미국으로 가지 않고 국내에서 2개 대회에 더 출전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배상문은 두 차례 우승 경험이 있는 한국오픈(6월21일~24일)과 KPGA선수권(6월28~7월1일)에 출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