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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4위 천멍(중국)이 1위 쑨잉사(중국)를 4-2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천멍은 지난 도쿄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그런데 대결이 펼쳐지는 동안 관중 대다수는 쑨잉사를 연호했다. 홍콩 매체 봉황망은 “관중 80%가 ‘쑨잉사 힘내라’를 외쳤고, ‘천멍 힘내라’는 이따금 한두 번 나오는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쑨잉사가 득점할 때마다 경기장은 관중들의 환호로 진동했지만, 반대로 천멍이 서브하거나 점수를 따내면 쑨잉사 팬들이 야유를 보냈다. 일부는 손가락으로 욕설까지 해 경기가 중단되는 사태도 있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경기 종료 후 천멍이 시상대에 올라갈 때도 관중 상당수가 쑨잉사 이름을 외치며 야유했다.
봉황망은 “이게 바로 팬덤 문화”라며 “쑨잉사가 우승하면 433일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00허우(00後·2000년 이후 출생자)’로는 첫 그랜드슬램이 된다”고 설명했다.
웨이보(중국판 엑스)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쑨잉사의 악성 팬덤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싱가포르 매체 연합조보는 이에 대해 악성 팬덤 문화가 나타났다고 짚었다. 연예계 팬덤에서 자주 보인 현상이 스포츠계에까지 들어왔다는 것이다.
이번 파리올림픽 기간에 쑨잉사와 천멍, 왕만위 등 중국 탁구 선수들 팬이 온라인에서 열띤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도 전했다.
중국 국가체육총국은 지난 5월 회의에서 “선수 선발·육성 등 전 과정에 걸쳐 기형적인 팬덤 문화를 단호히 막아야 한다”고 방침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