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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경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30일. 평창과 강릉에서는 8개 전 종목의 디비저닝 경기(수준이 비슷한 선수끼리 경기 등급을 나누는 예선전)를 시작으로 일주일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은 결과가 중요한 대회는 절대 아니다. 순위를 가리는 경쟁보다는 모든 출전선수들에게 자신감과 희망을 주는 대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적장애 선수들이 열정적으로 도전을 하는 모습에 의미를 둔다. 그래서 국가별 성적이나 개인별 성적도 집계하지 않는다.
그러나 참가하는 데 의의를 둔다고 실력이 떨어지는 건 절대 아니었다. 하나의 거대한 목표. 메달을 몇 년간 열심히 땀흘린 덕분인지 실력과 기량이 일반 선수들 못지 않았다.
크로스컨트리스킹 종목이 열린 알펜시아리조트에선 선수들의 실력을 본 관중들이 곳곳에서 감탄사를 터트렸다. “우와, 지적장애인들이 뛰는 대회 맞아? 일반 동계올림픽이랑 큰 차이가 없는데…”, “나보다 더 잘 뛰겠는데?”. “그냥 운동회 수준일 줄 알았는데….”
선수들이 넘어지는 일도 거의 없었다. ‘스노슈’ 신발을 신고 스노슈잉 종목에 출전한 선수들은 마음만큼은 우사인 볼트로 빙의돼 경기를 치렀고 알파인스키, 스노보드에 나선 선수들은 능숙하게 스키, 보드에 몸을 실었다.
결연한 표정으로 트랙 위에 자리를 잡은 뒤 이를 악물고 뛰는 것은 물론, 이벤트의 일환이었던 ‘통합스포츠체험’에서도 선수들의 승부욕은 대단했다. 넘어져서는 분한 마음에 우는 선수,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 정중히 인터뷰를 사양하는 선수도 볼 수 있었다.
선수들의 뛰어난 실력덕분에 경기내용은 재미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빗나갔다. 관중들은 “일반 동계스포츠 경기와 크게 차이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역전을 할 때는 박진감도 넘치고 재미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렇게 경쟁을 통해 달콤한 열매를 맛 본 선수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31일 스노보딩 대회전 상급자 경기에 출전해 대회 첫 금메달을 따낸 선수들은 시상대에 올라 짜릿함, 성취감을 맘껏 만끽했다.
비록 몸은 불편해도 승부에 대한 열정만큼은 절대 그 어느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았던 선수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