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서수민·조수빈 등 KBS 구성원 2198명, "KBS 살려달라" 호소

강민정 기자I 2014.05.28 17:05:10
최근 ‘길환영 사장 비리 폭로 및 노조의 검찰 고발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신관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KBS본부 관계자들이 길환영 사장 퇴진 농성을 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절반에 가까운 ‘KBS 직원’이 단체 행동에 나섰다.

28일 오후 2198명의 KBS 구성원들이 “KBS 뉴스를 살려달라”는 호소문을 냈다. 2198명의 이름에는 보도국 기자, 기술-촬영 감독, 홍보-경영 구성원 뿐 아니라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조수빈 아나운서, 서수민 책임프로듀서 등의 이름도 포함돼 있다.

KBS 보도본부의 한 관계자는 이데일리 스타in에 “지금까지 제대로 된 보도를 할 수 없었던 부분에 대해서 개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KBS 직원이 사장, 간부 모두 포함해 4600명 정도가 있는데 2198명의 호소문을 받아냈다. 시간이 더 있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의 동의를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KBS 이사회에선 길환영 사장의 해임안에 대한 투표가 진행 중이다. 가결, 부결, 연기, 많은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총파업 여부는 노조에서 결정할 일이고, 현재 보도본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제작 거부는 이사회 결정이 나는대로 기자협회 총회를 열어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호소문에서는 KBS의 뉴스 개선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함께 길환영 사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담겼다. 호소문에는 “KBS 뉴스가 죽어가고 있다. 벌써 일주일이 넘게 9시 뉴스가 파행되고 있다. 이제 막 입사한 막내 기자부터, KBS 뉴스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앵커들, 그리고 20년 이상 뉴스 밖에는 모르고 살아왔던 부장급까지, 모두 일손을 놓았다”고 적혔다.

지방선거와 월드컵 중계 등 KBS의 이름을 걸고 발빠르게 취재와 보도에 나서야 할 기자 입장에선 현재 상황이 답답할 뿐이라는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하루 빨리 해결이 돼 일을 하고 싶다”는 입장을 전했다.

호소문에서도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불과 일주일 여 앞으로 다가왔다. 브라질 월드컵은 채 3주도 남지 않았다. 짧게는 몇 개월에서, 게는 몇 년 동안 이날을 바라보며 차근차근 준비했다. 보도부터 기술, 경영, 홍보, 편성, 예능에 이르기까지, KBS 전 분야에 걸쳐 수많은 직종의 선후배 동료들이 피땀을 흘려가며 준비했던 방송이다. 하지만 그 노력이 채 꽃을 피우기도 전에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고 우려했다.

이어 “ 세월호 보도 논란, 보도국장의 외압 폭로, 기자들의 제작거부에 대한 책임에서 길환영 사장은 자유롭지 못하고 경영은 최악의 상황이다. 지금까지 2/3 가까운 보직 간부들이 사퇴를 결심했다. 정상적 경영활동이 불가능한 상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와 같은 KBS의 내부적인 움직임에 MBC, OBS, MBN 기자협회에서도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SBS와 YTN도 KBS 기자협회의 제작 거부 지지와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성명을 낼 예정이다.

KBS 기자협회 측은 “외신들도 한국의 공영방송 KBS가 청와대와 길 사장의 보도 개입에 반발해 방송 파행을 빚고 있는 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일본 아사히 신문, 중동 최대 방송국인 알자지라TV 등은 최근 KBS 기자협회의 제작 거부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