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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용운 기자] 최근 발레를 소재로 한 KBS `개그콘서트`의 `발레리no`가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지난 2월에는 발레리나를 소재로 한 `블랙 스완`이 개봉되어 아카데미 수상작으로서는 드물게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무대 위 발레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장르다. 기본적으로 발레를 공연할 발레단이 드물어서다. 국내의 직업발레단은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 서울발레시어터와 광주시립발레단 불과 네 곳뿐이다.
이중 유니버설발레단은 국립발레단과 더불어 한국을 대표하는 발레단 중에 하나다. 따라서 단순하게 보자면 1년 동안 유니버설발레단의 공연만 챙겨 봐도 한국 발레 공연의 4분의 1은 보는 셈이다. 게다가 유니버설발레단의 공연들은 다른 발레단 공연보다는 비교적 어렵지 않고 화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취미를 붙이기 수월하다.
유니버설발레단이 올해 첫 시즌 공연으로 선보이는 `돈키호테`는 260여 년간 희극 발레의 대표작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이다.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를 소제로 한 `돈키호테`는 지난 1750년대 중반 발레화 되었고 1900년 알렉산더 고르스키가 모스크바에서 초연했던 `돈키호테`가 현대의 `돈키호테`의 기본이 됐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돈키호테`는 고르스키판에 기초를 둔 키로프발레단의 `돈키호테`를 3막 1장과 2장으로 개편해 무대에 올렸다.
25일 오후 프레스콜을 통해 전 막을 선보인 `돈키호테`는 유니버설발레단의 장기가 그대로 드러난 작품이었다. 다른 발레단 보다 화사하고 스펙터클 한 유니버설발레단의 특색이 잘 묻어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작품 자체의 스토리가 간단한데다 고전발레나 현대발레에 비해 상징적인 장면들이 드물고 플라맹고에서 차용한 춤 덕에 몰입이 쉬웠다.
게다가 오페라와 상업 뮤지컬을 능가하는 화려한 무대와 의상들이 보는 재미를 더 한다. 발레 초보자들이라 할지라도, 발레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더라도 감상이 수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기존의 발레 관객들이 보기에 심심한 작품도 아니었다. 3막에서 주인공 키트리와 이발사 바질이 결혼식 장면에서 선보이는 그랑 파르되(2인무)와 32번의 푸에테(제자리 회전)는 발레에 왜 중독되었는지를 다시 한 번 자각하게 만들었다.
6회 공연 동안 매번 주인공 키트리와 바질이 발레리나와 발레리노가 다른 것도 이번 공연의 매력이다. 이 중 27일 마지막 공연은 키로프발레아카데미 동기로 환상의 호흡을 보였던 김세연과 엄재용이 8년 만에 파트너로 만나 무대에 오른다. 다만 최근 `발레 붐`탓에 지난 2월 국립발레단의 `지젤`과 마찬가지로 표를 구하기가 어렵다는 게 이번 `돈키호테`의 아쉬운 점. 유니버설발레단에 따르면 총 6회의 공연 중 1층과 2층의 좌석은 거의 매진된 상황이라고 한다. 티켓가격 10만원~1만원 문의(02)580-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