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카페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한 2000년생 신예 싱어송라이터 연정(본명 노연정)의 말이다.
연정은 지난해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자작곡 ‘머피의 법칙’으로 장려상을 수상하며 주목받기 시작한 신예다. 최근 밴드 불독맨션, 싱어송라이터 빌리어코스티, 오왠, 유근호, 로니추, 모하, 달리, 듀오 우수한 등을 키워낸 인디 음악 전문 레이블 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DHPE, 대표 구자영)를 자신의 첫 소속사로 택하고 신곡 ‘시간에 대하여’를 발표했다.
“이전까진 혼자서만 음악을 했기에 같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분들이 생겨서 든든해요. 곡 퀄리티도 좋아졌다는 생각이고요. 한 단계 발전을 이뤄낸 것 같아 뿌듯하고 기쁩니다.”
“어느 순간부터 관객의 관심이 보컬에게만 쏠리는 게 억울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나도 한번 앞으로 나서보자는 생각으로 무작정 곡을 만들고 불러 사운드클라우드(무료 음악 공유 플랫폼)에 올리기 시작했죠. 마음을 제대로 먹은 뒤엔 보컬 레슨을 받으면서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했고요.”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장려상 수상작이 된 ‘머피의 법칙’은 연정이 사운드 클라우드에 처음으로 올린 자작곡이다. 싱어송라이터의 길에 들어서자마자 속도를 내기 좋은 육상트랙과 마주한 셈. 그 덕분에 현 소속사와도 인연이 닿았다. 연정은 “이렇게 빠르게 상을 받을 줄 몰랐다. 무작정 시작했는데 일이 잘 풀렸다”며 웃어 보였다.
“‘지금 힘든 이 순간도 나중에 돌이켜 보면 웃고 넘길 수 있도록, 우리에게 주어진 순간들을 소중히 여기자’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기타 솔로 구간을 12마디나 넣어 저의 강점을 살리고자 했고요. 이번 신곡으로 많은 분께 연정의 존재를 알리고 싶습니다.”
시집과 같은 감성을 품은, 레트로함과 트렌디함을 적절히 배합한 음악을 들려주는 뮤지션이 되는 것이 연정의 장기적인 목표다. 자신의 매력이자 강점으로는 ‘귀여운 외모의 뮤지션이 일렉 기타 연주 실력까지 갖췄다는 점’을 꼽았다.
“입시를 준비할 때까지만 해도 연주곡만 들었어요. 그래서 싱어송라이터 전향 이후부터 즐겨 듣기 시작한 브릿팝에 뒤늦게 빠지게 됐죠. 오아시스, 라디오 헤드, 잔나비의 음악을 가장 좋아하고요. 그렇다 보니 제 음악에 옛 감성이 묻어나는 게 아닐까 싶고, 그런 점이 폭넓은 리스너층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기타만 칠 땐 진로 걱정이 많았어요. ‘이걸로 밥 먹고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자주 했고요. 그러다가 싱어송라이터가 되자는 결심을 하고 나니 뭐라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안정감이 생기더라고요. (미소). 음악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을 수 있게 되었으니 감사한 일이죠. 수천여 명의 관객이 제 노래를 따라부르게 만드는 ‘공연형 아티스트’로 성장할 테니 앞으로 제가 어떻게 커 나갈지 지켜봐 주세요.”
그런가 하면 인터뷰 말미에 연정은 “1년 반부터 복싱을 배우고 있다”는 반전 취미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대회에 나가보라고 권유하는 분들도 있는데 무서워서 고민하고 있다”고 웃으며 “학창 시절 내내 계주 대표로 활약했을 정도로 운동엔 자신 있다. 언젠가 운동 실력으로도 매력을 알릴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며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