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는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외교적 긴장 속에서의 경쟁 관계(Entre Asada et Yu-na, une rivalite sur fond de tensions diplomatiques)”라는 제목의 28일(이하 한국시간) 기사에서 두 선수와 양국 피겨 팬들의 미묘한 신경전을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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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두 선수의 라이벌 관계는 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며 “1990년 9월 출생인 두 선수는 한국과 일본에서 유사한 성장과정을 거쳤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두 나라의 복잡한 외교적 관계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한국과 일본의 민감한 문제인 ‘식민지’라는 과거사와 독도 분쟁을 예로 들었다. 신문은 두 선수의 경쟁 관계를 스포츠내셔널리즘적 관점에서 해석했다.
이어서 “소치 동계올림픽이 두 선수에겐 최고의 격전지였다. 팬들은 이미 응원전을 준비하고 있었고 언론도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분석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소치 동계올림픽을 전후해 김연아에 대한 보도는 숱하게 쏟아졌으며 김연아에 대한 국민의 응원 열기도 대단했다.
아사다 마오에 대한 일본인들의 기대감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쇼트프로그램에서 부진하자 모리 요시로 전 총리가 나서 비판했을 정도다. 소치 동계올림픽 기간에 나온 산케이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출신으로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에서 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다나카 마사히로가 아사다 마오를 응원했다.
신문은 “아사다 마오는 트리플악셀을 선보인 완벽한 테크니션이며 김연아는 주요 대회에서 3위 아래로 떨어져 본 적 없는 예술가다”라고 두 선수를 높이 평가했다. 양국 팬들과 언론이 과할 때가 있지만 두 선수는 여전히 서로에게 적대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도 썼다.
아사다 마오는 그간 언론과 인터뷰에서 김연아에 대해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김연아가 있었기에 내가 발전할 수 있었다”며 김연아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르몽드지의 보도대로 두 선수를 응원하는 양국 국민의 마음에는 과거사와 외교적 관계가 내포돼 있다. 서로가 유독 ‘한일전’, ‘일한전’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스포츠 이상의 무언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만으로 두 나라의 외교적 관계를 논하기는 다소 무리가 따르지만, 젊은 두 여성 스포츠스타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가 보여준 선의의 경쟁과 서로에 대한 존중은 양국 관계에 있어 무엇이 중요한지 은연중에 시사점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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