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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의 양희영(35) 우승 소식의 기사 제목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24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총상금 1040만달러)을 제패한 양희영이 우승만큼이나 관심을 끈 것은 바로 파리올림픽 출전이었다.
양희영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서매미시 사할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쳐, 합계 7언더파 281타로 우승했다. 2008년 LPGA 투어에 데뷔해 올해 17년 차인 양희영이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양희영은 2019년까지 LPGA 투어 통산 4승을 거둔 뒤 2023년 11월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정상에 오르기까지 4년 9개월 동안 무승 가뭄에 시달렸다.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세계랭킹이 36위에서 15위로 훌쩍 뛰어 파리올림픽 출전을 기대했다.
세계랭킹 15위 이내는 한 국가당 최대 네 명까지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고, 16위부터는 국가당 두 명이 상한선이다.
그러나 기대감에 차 시작한 2024시즌은 오히려 하락세에 가까웠다. 시즌 초반 11개 대회에서 5번이나 컷 탈락을 당했다. 이번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전 네 개 대회에서도 컷오프된 대회가 세 개나 될 정도로 부진에 빠졌다. 세계랭킹은 25위까지 떨어졌고 양희영에게 올림픽 출전을 바라는 기대감도 사그라들었다.
이 대회 전까지 한국 여자골프는 세계랭킹 7위 고진영과 12위 김효주 단 두 명만 올림픽에 나설 가능성이 컸다. 2016년 골프가 정식 부활한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과 2020 도쿄올림픽까지 한국 여자골프는 최다 인원인 네 명씩 올림픽에 내보냈다. 올해는 여자골프 올림픽 최소 인원 참가라는 오명을 쓸 뻔했다. 올림픽 데드라인이 일주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양희영은 이번 대회에서 최상위권의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부담감이 점차 커졌다.
그러나 그는 이런 부담감을 이겨내고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며 극적으로 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아직 세계랭킹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양희영이 이번 우승으로 세계 15위 내에 진입해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할 것이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고진영, 김효주에 이어 한국 여자골프의 세 번째 출전 선수가 양희영이 될 것이 거의 확정적이다.
파리올림픽 여자골프 출전 선수는 24일 밤 발표되는 세계랭킹에 따라 최종 결정된다.
양희영은 지난해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뒤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일구고 싶고, 파리올림픽 출전도 노려보겠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골프가 워낙 강해 다시 올림픽에 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조차 못했다.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만한 영광은 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불가능해 보였지만 양희영은 적은 확률을 뚫고 두 가지 목표를 다 이뤘다. 양희영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한국을 대표해 올림픽에 출전하는 게 가장 큰 목표 중 하나였다. 그러나 올해 컷 탈락이 몇 번 있었고 세계랭킹이 많이 하락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우승해도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런 불안한 상황에서 목표를 이뤄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양희영과 함께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고진영과 김효주도 이번 대회를 통해 컨디션을 회복했다. 고진영은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공동 2위(4언더파 284타), 김효주는 공동 16위(1오버파 289타)를 기록했다. 암흑기로 불렸던 한국 여자골프에 다시 희망이 드리우고 있다.
양희영은 앞서 2016 리우올림픽에서 1타 차 4위로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고진영은 도쿄올림픽에 출전해 공동 9위를 기록했고 김효주도 도쿄올림픽에서 공동 15위의 성적표를 적어냈다. 우리 선수들은 리우올림픽 박인비 금메달 이후 8년 만에 올림픽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