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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승리에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업었다. 팀의 간판타자이자 캡틴인 구자욱(31)이 경기 도중 왼쪽 무릎 인대를 다쳤다. 현재로선 남은 가을야구 경기 출전이 불투명하다.
구자욱은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PO 2차전에서 1회말 2사 후 우전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곧바로 2루 도루를 시도했다.
다리를 앞으로 내밀고 슬라이딩을 하는 과정에서 그만 왼쪽 무릎이 그라운드에 쓸리는 장면이 나왔다. 2루에선 세이프됐지만 구자욱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그 자리에 쓰러졌다.
잠시 트레이닝 코치와 얘기를 나눈 뒤 계속 2루에 머문 구자욱은 다음 타자 디아즈의 좌익수 쪽 2루타 때 다리를 쩔뚝이면서 간신히 홈으로 들어왔다. 정상적인 주루는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구자욱은 곧바로 2회초 대수비 이성규와 교체됐다. 더그아웃에서 간단한 치료를 받았지만,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다. 대구 시내 지정병원으로 이동해 MRI 검사를 받은 결과 좌측 무릎 내측 인대 미세 손상 소견이 나왔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PO 3, 4차전 출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구자욱의 공백은 삼성에 큰 악재다. PO를 통과해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더라도 정상적인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구자욱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타율 0.343, 33홈런, 115타점을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가을 야구에서도 놀라운 집중력으로 팀을 이끌고 있었다. 13일 PO 1차전을 앞두고 현기증과 구토 증세를 보였지만 경기에 나와 3점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승리를 견인했다.
PO 2차전에서도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로 초반 분위기를 이끌었다. 심지어 고통을 극심한데도 계속 경기를 이어가려 했다. 하지만, 끝내 부상에 발목을 잡히면서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경기 후 “3, 4차전에 구자욱이 뛸 수 없을 것 같다. 5차전 출장 여부도 지켜봐야 한다”며 “이겼지만 흥이 나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