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장희(사진=PRM) |
|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인생의 황혼을 보내고 있다. 안온한 마음도 들지만, 마지막이라 쓸쓸한 것도 사실이다. 노년의 복잡한 심경을 노래에 담고 싶다.”
향후 계획에 대한 질문에 목소리가 들떴다. 트레이드마크인 가죽 재킷과 콧수염은 이제 없지만 힘찬 목소리는 여전했다. 음악 인생 자체가 드라마였다. 음악에 미쳐 산 20대 시절이었다. 시대의 아이콘이 됐지만 1974년 대마초 파동이 발목을 잡았다. 그렇게 음악을 잊고 살았다. 잊고 산 줄 알았다. 자의반 타의반 기타를 잡으면서 음악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났다. 싱어송라이터 이장희(72)였다.
이장희는 13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모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열고 6년 만에 서울에서 여는 콘서트를 소개했다. 오는 3월 8,9일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콘서트의 타이틀은 ‘나 그대에게’다. 대표곡인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에서 따왔다. 그는 “1970년대 정서를 담은 그 시절 포크를 선보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날 선보인 ‘내 나이 육십하고 하나일 때’, ‘그건 너’ 외에도 미공개 곡들이 공개된다. 이번 콘서트에는 “80대까지 노래하고 싶다”는 그의 열망이 담겨 있었다.
| 이장희(사진=PRM) |
|
이장희는 ‘울릉도 사랑’으로 유명하다. 미국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LA라디오코리아 대표로 활동 하던 그는 은퇴 후 자연에서 살 생각이었다. 후보지는 하와이였다. 1996년 우연한 울릉도 방문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2004년 울릉도에 정착했다. 2010년 MBC PD들이 그를 찾아왔다. 예능 ‘무릎팍도사’, ‘놀러와-쎄시봉 편’ 등으로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 인연은 지난해 개관한 ‘울릉천국 아트센터’로 이어졌다. 이장희가 기부한 부지 일부 위에 세워진 극장이다. 이장희는 지난해 5월, 7~8월 동안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쳤다. 50년 음악 친구인 동방의빛 멤버 기타리스트 강근식, 베이시스트 조원익과 함께 했다. 이장희는 “음악은 말이 필요 없는 정서적 교류다. 음악과 술로 맺어진 우정”이라고 호탕하게 웃었다.
| 이장희(사진=PRM) |
|
돌아온 이장희에게 대중과 소통은 에너지의 원천이 됐다. 지난해 ‘울릉천국’ 공연을 찾은 관객들 덕분에 행복했고, 지난 9일 KBS2 ‘불후의 명곡’에 전설로 출연했다. 김경호, 테이, 민우혁, 손준호 등 후배 가수들이 그의 명곡들을 재해석했다. 이장희는 “음악은 시대와 함께 가지 않나. 정서적으로 이질적이지만, 음악적인 내용에서 매번 감탄한다. 다들 너무 잘한다”고 극찬했다.
“대마초 사건은 위기였다. 다시 방송에 나오게 됐을 때도 음악이 그렇게 흥미롭지 않았다. 잊고 살았던 것 같다. 음악에 얼마나 미쳐 살았는지. 자신의 운명은 자신이 결정한다. 자신에 대한 긍지를 가지고 개척해 나가는 힘이 필요하다.”
| 이장희(사진=PR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