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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는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유소년 클리닉을 진행했다. 이랜드의 박훈 유소년 육성팀 팀장과 김진환 12세 이하(U-12) 감독, 진성준 U-15 감독이 직접 참가해 한국 유소년 교육 철학과 이론을 전했다.
이번 클리닉은 이랜드와 인도네시아 리가1 최대 인기 팀 중 하나인 페르시자 자카르타의 ‘Capital to Capital’(수도 팀 간의 교류) 협업으로 이뤄졌다. 현지 관심은 뜨거웠다. 페르시자 자카르타 유소년 아카데미 100명과 일반인 참가자 40명이 참가하는 열정을 보였다.
그동안 국내에서 볼 수 있었던 유소년 클리닉은 해외팀이 방한해 교육을 주관하는 형태였다. 지난해 토트넘 홋스퍼와 세비야의 유소년 클리닉이 대표적인 예였다. 그만큼 이번 이랜드의 클리닉은 큰 의미를 지녔다. K리그 최초 해외 수익형 사업이다.
박훈 팀장은 “현실적으로 유럽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엔 한계가 있지만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구단에 베트남 출신의 응우옌 반 또안이 있기에 이를 활용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랜드의 인도네시아 진출에는 에이팩스 스포츠 매니지먼트의 지원이 있었다. 에이팩스 스포츠 매니지먼트는 유벤투스, 벤피카, LA갤럭시, 하노이FC 등 다양한 리그의 구단과 해외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특히 LA갤럭시와는 2017년부터 국내에서 영어 축구 캠프를 함께 하고 있다.
에이팩스 스포츠 매니지먼트 측은 “여러 해외팀과 협업하면서 K리그 구단의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진출 가능성에 대해 고민해 왔다”며 “이번에 이랜드와 뜻이 맞아 첫발을 떼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랜드의 유소년 클리닉을 통해 새로운 수익 창출 방향성도 잡혔다. 축구를 넘어 한국에 대한 애정 자체가 컸다. 한 예로 이랜드는 영어로 교육을 진행하고자 했다. 하지만 오히려 한국어로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 결과 한국인 지도자가 한국어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영어, 인도네시아어 순으로 통역돼 현지 유소년 선수들에게 전달됐다. 유소년 선수들의 부모님은 교육이 끝난 뒤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에이팩스 스포츠 매니지먼트는 “한류 문화에 인도네시아 대표팀의 신태용 감독님, 아스나위(전남 드래곤즈)의 활약이 더해지면서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크다는 걸 느꼈다”라고 말했다.
축구계 관계자는 “단순한 클리닉을 넘어 구단의 모기업과 스폰서를 해외에 노출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될 수 있다”며 “성공적인 사례가 이어진다면 더 많은 지원과 산업 부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클리닉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랜드는 더 수준 높은 교육을 다짐했다. 박훈 팀장은 “이번 교육을 진행하면서 다른 곳에서도 문의를 받았다”며 “보다 더 나은 교육 과정으로 교류하며 자생적인 시스템을 갖출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