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미롭고 치명적이다, 거미에 중독된 3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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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기자I 2015.12.27 20:28:03
가수 거미.(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거미의 고음이 터졌다. 앞에 앉은 관객이 소름이라도 돋는 듯 으스대며 양팔을 문질렀다. 나즈막한 탄식도 흘러나왔다. 바깥의 찬바람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었다. 분위기는 이미 뜨겁게 달궈져 있었다. 곡이 끝나자 박수가 터졌다. 매료된 듯 깍지를 낀 채 무대를 바라보는 이도 있었다. ‘복면가왕’ ‘불후의 명곡’에서 거미를 바라보던 관객의 모습 꼭 그대로였다.

가수 거미가 데뷔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대규모 공연장에 섰다. 그는 27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단독 콘서트 ‘Feel the Voice’를 열었다. 5000여 명의 관객이 1층부터 2층, 3층까지 모든 객석을 채웠다.

여성 보컬리스트가 연말을 맞아 대규모의 공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가지는 것은 이례적이다. 거미는 이번 공연을 통해 총 5만여 명의 팬을 직접 만난다. ‘넘버원’으로서 자신의 입지를 다시 확인하고 2016년 맹활약을 다짐하기 위해 기획됐다.

거미는 ‘기억상실’과 ‘날 그만 잊어요’ 등 자신을 대표하는 히트곡으로 공연을 시작했다. 연달아 다섯 곡을 쏟아내며 가창력을 자랑했다. 발라드 공연이라 심심하리라는 것은 기우였다. 케이블채널 tvN ‘댄싱9’에 출연했던 무용수 한선천과의 콜라보레이션, 폴댄서를 비롯해 댄서 여섯 명의 격정적 안무, 무대 장치로 볼거리를 더했다.

거미는 “데뷔한 지 13년 됐는데 단독 공연으로는 이번이 가장 큰 규모다”라며 “요즘 남성 관객들이 늘고 있고 연령층도 다양해지고 있다. 모든 분에게 뜻깊은 시간을 만들기 위해 이 한 몸 불사르겠다”고 다짐했다.

목소리로 무대를 채운다는 것은 이런 의미인 듯하다. 거미의 목소리는 밴드 7인조, 코러스 3인조, 스트링 12인조로 구성된 대형 세션을 압도했다. 공연진은 화려함보다는 그의 목소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귀가 아닌 몸으로 듣는 음악이 세 시간 동안 펼쳐졌다. 거미마저 “울컥한다”며 감정을 못 이겨 눈물을 훔쳤다.

거미의 2015년은 참 바빴다. KBS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에서의 맹활약뿐만 아니라 MBC ‘복면가왕’에서는 ‘소녀의 순정 코스모스’라는 가면을 쓰고 10주 연속 가왕의 자리를 지켰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공연인 만큼 당시 선보였던 곡들도 불렀다. ‘양화대교’ ‘어떤 이의 꿈’ ‘아름다운 이별’ ‘몽중인’ ‘꿈에’ 등 방송을 기억하는 이라면 귀를 쫑긋 세울 무대가 펼쳐졌다.

“제 콘서트에는 항상 대단한 분들이 도움을 주네요”라는 거미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이날 공연에서 휘성과 에픽하이를 초대했다. 동료로서 음악적으로 교류해오던 이들은 거미의 대규모 단독 콘서트 개최 소식에 흔쾌히 게스트 출연에 응했다는 후문이다. 초특급 아티스트들의 깜짝 게스트 행진은 지역 공연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거미는 이날 열린 서울 콘서트를 시작으로 2월 13일 성남, 20일 광주, 27일 대구, 3월 5일 부산 등 총 다섯 개 도시를 도는 투어를 진행한다. 3월 26일과 27일, 서울에서 앙코르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가수 거미.(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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