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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오는 오는 19일 밤 10시 제주그랜드호텔 특설링에서 일본 프로복싱 간판스타인 WBA 밴텀급 세계챔피언 가메다 고키(일본)를 상대로 세계 타이틀에 도전한다.
한국 프로복싱은 2007년 7월 지인진이 챔피언 벨트를 반납한 이후 6년 4개월간 단 한 명의 세계챔피언도 없었다. 때문에 손정오가 이번 타이틀전에서 과연 세계 챔피언 벨트를 가져올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정오는 2000년에 데뷔해 2001년 신인왕전을 석권하며 주목을 받았다. ‘비운의 챔프’ 최요삼의 스파링 파트너 출신으로 플라이급, 슈퍼플라이급, 밴텀급 등 세 체급에서 한국챔피언에 오르며 전성기를 누렸다.
이후 2007년 생계 때문에 복싱을 접었지만 2009년 링에 복귀, 현재 WBA 랭킹 14위에 올라있다. 통산 전적은 26전 20승(6KO) 4패 2무.
손정오가 도전하는 WBA 밴텀급은 ‘4전 5기의 신화’ 홍수환을 비롯해 박찬영, 문성길 등이 세계 챔피언에 올랐던 체급으로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챔피언인 가메다는 일본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가메다 3형제’의 장남이다. 동생 둘까지 모두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해 기네스북에도 올라있다. 실력 뿐만 아니라 각종 기행과 거만한 태도, 반칙 때문에 악동 이미지도 갖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에서 방어전을 치러온 가메다는 ‘안방챔피언’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이번 8차 방어전을 제주도에서 열게 됐다. 원정에서 쉽게 타이틀을 방어할 수 있는 만만한 상대를 고르다보니 손정오가 도전자로 선택된 것. 제주도에서 열리지만 가메다측 프로모터가 주최하는 경기로 사실상 원정경기나 다름없다.
손정오는 11일 채널A 오픈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편파 판정이 있을 수도 있다. 해외 원정경기를 많이 해 두려움은 없다. 그 부분까지 생각하면서 싸우겠다. 일본 팬들이 많겠지만 다 내 팬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싸우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이어 “난 상대가 강하면 강할 수록 더 강하게 싸우는게 강점이다. 내 단점은 선수 입장에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자신있게 말한 손정오는 “가메다는 지나친 자신감이 최고 강점이자 단점인 것 같다. 가메다가 서두르며 경기하는 스타일인데 그 부분을 잘 이용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메다가 자신을 쉬운 도전자로 깔보는 것과 관련해 손정오는 “가메다가 날 쉽게 보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더 혼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메다의 얼굴이 험상궂게 생겼다고 하는데 난 오히려 귀엽게 느껴진다. 가메다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없다”고 큰소리쳤다.
프로복싱 데뷔 후 15년을 기다린 끝에 세계 타이틀 도전 기회를 거머쥔 손정오는 “지난 15년을 보상받고 싶다”며 “부와 명예에는 관심이 없지만 눈물과 아픔, 좌절로 얼룩진 시간, 모진 세월을 견딘 자신에게 선물을 주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