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스데이 땐 데뷔 직전 회사 대표님이 바뀌고 연습하지 않았던 곡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혼란을 겪었어요. 그래서 스스로 팀에서 빠졌죠. 멤버들과의 불화 등으로 인한 탈퇴는 아니었어요. 비밥의 경우 리더를 맡았을 만큼 팀에 대한 애착이 컸는데 회사 재정상태가 어려워지면서 자연스럽게 활동을 마무리하게 됐었고요.”
장혜리는 그 뒤로 솔로 가수로 나서 드라마 OST 가창 등의 활동을 하긴 했으나 별다른 관심을 얻진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비밥 때 찍힌 ‘직캠’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면서 다시 활동의 동력을 얻었다. 장혜리는 자신이 베이스를 잡고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팬들의 요청에 따라 버스킹을 진행했다. 이후 버스킹 영상을 본 현 기획사 대표의 눈에 띄어 트롯 가수 장혜리로 다시 데뷔하게 됐다.
이전까지 이지인으로 팬들과 만나오던 장혜리는 활동명까지 바꾸며 마음을 단단히 먹고 새 도전에 나섰다. 그는 “모든 일을 시작할 땐 항상 평생할 각오로 임하는 편”이라면서 “그동안 주로 댄스와 록 장르를 해왔는데 앞으로는 트롯 장르에 정착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6일 발매된 싱글과 동명의 타이틀곡 ‘서방님’은 그런 장혜리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트롯곡으로, 대중적인 멜로디와 재치있는 가사, 장혜리의 간드러진 음색이 조화를 이뤘다. 장혜리는 직접 베이스 세션을 맡은 것은 물론 앙증맞은 포인트 안무가 들어간 퍼포먼스 창착에도 참여하며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여줬다.
“제목 그대로 서방님을 기다리는 우렁각시의 마음을 담은 곡이에요. 한 번만 들어도 귓가에 맴도는 쉬운 멜로디가 특징이죠. 트롯 가수 제안을 받았을 때 노래를 처음 듣고 ‘포기하고 싶지 않은 노래’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곡이에요. ‘서방님’으로 활동하면서 트롯계의 ‘국민 새댁’으로 거듭나고 싶어요.”
장혜리는 알면 알수록 다양한 활동 이력이 많은 양파 같은 캐릭터다. 그간 여러 게임 관련 이벤트와 웹 예능 등에서 MC로 활약했으며, 지난해에는 엠넷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 실력자로 등장하기도 했다. 중국 버전 틱톡에선 38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심지어 방송 활동 이력을 따지려면 게임 채널 온게임넷의 ‘생방송 후비고’란 프로그램의 MC로 활약했던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04년에는 SM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한 ‘얼짱’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장혜리는 경험이 다양한 만큼 탄력을 한번 받기 시작하면 다채로운 분야에서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작사, 작곡 능력까지 갖춰 비밥 활동 땐 자작곡 ‘좋겠다’를 선보였었다.
“계속해서 무언가를 배우고 연습하고 도전하면서 10년을 보냈어요. 트롯 가수로서 혼자 무대를 이끄는 건 또 처음이라 재미있게 임하고 있고요. 다시 찾아온 기회를 잘 살려내서 앞으로 제가 가진 끼와 재능을 마음껏 펼쳐보고 싶어요. 트롯 장르를 더 열심히 공부해서 언젠가 직접 만든 트롯곡도 선보이고 싶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