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황소’(감독 김민호)는 납치당한 아내를 직접 찾아 나선 한 남자의 분투를 그린다. 왕년에는 주먹으로 날렸지만, 손 씻고 착실하게 살아가는 남자, 동철을 마동석이 연기했다. 아내 지수에게 꼼짝도 못하는 ‘아내 바보’ 남편인데 지수가 납치된 뒤 ‘성난 황소’처럼 돌변하는 인물이다.
‘성난황소’는 액션에 방점을 둔 영화다. 액션에 힘준 영화답게, 기존에 보지 못한 액션 시퀀스를 보여준다. 마동석표 맨몸액션이 관전포인트. 마동석이 맨주먹으로 벽을 뚫는가 하면, 키 2m 몸무게 130kg의 거구를 번쩍 들기도 한다. 그밖에 소화할 수 없는 장면들이 화면을 장식한다. 과장된 설정도 리얼하게 표현된다. 동철의 맨몸액션은 좀비를 맨주먹으로 때려잡았던 ‘부산행’의 상화와도, 장첸 일당을 손바닥으로 후려쳤던 ‘범죄도시’의 석도와도 차별된다. 다 같은 맨몸액션인데 다 다른 느낌이다. 마동석은 “공중을 날아다니거나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스턴트 액션보다 가능한 선에서 최대로 그러면서도 조금이나마 다르게 표현하려고 한다”는 노력이 반영된 결과다. 마동석의 맨몸액션은 슈퍼히어로 액션보다 현실적이다. 범죄의 표적이 된 여고생을 돕거나(‘동네 사람들’), 납치당한 아내를 구하는(‘성난황소’) 처하는 상황에 더 공감된다. 그러한 마동석의 캐릭터에 더 친근감을 느낀다. 대중이 마동석을 좋아하는 이유다.
‘성난황소’는 액션으로는 시쳇말로 깔 게 없다. 액션은 ‘범죄도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거나 그 이상이다. 만듦새도 양호하다. 다만 ‘범죄도시’ 성공 이후 ‘챔피언’ ‘신과함께-인과 연’ ‘원더풀 고스트’ ‘동네 사람들’ 그리고 ‘성난황소’까지 올해에만 다섯 편에 주연으로 이름을 올리며 과하게 소비된 이미지가 ‘옥에 티’다. 앞선 영화들이 결과마저 좋지 않아 우려를 키웠다. 그러한 우려도 작품으로 극복할 수밖에 없는 게 배우의 숙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난황소’는 볼 ‘건덕지’가 충분한 영화다. ‘아저씨’ ‘널 기다리며’ 이상의 괴짜를 탄생시킨 김성오의 악역, 시원한 액션에 쾌감을 더하는 김민재 박지환의 코믹 연기, 마동석의 ‘마블리’ 매력을 끌어내는 송지효와 앙상블도 볼거리다. 스트레스를 싹 날려버리는 통쾌한 액션을 기대하는 이들에게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