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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지난 4일(현지시간)부터 본격적인 팀 훈련을 시작했다. 하지만 호날두는 팀 훈련에 나타나지 않았다.
현지언론은 호날두가 가족 사유로 팀 훈련 불참을 요청했고 맨유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언제부터 호날두가 팀 훈련에 합류할지는 아직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가장 최근 드러난 호날두 근황은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고 포르투갈 대표팀 훈련장을 빠져나오는 모습이었다.
지난 시즌 부진을 털고 에릭 텐 하흐 신임 감독과 함께 새 출발하려는 맨유 입장에서 호날두는 가장 큰 골칫거리다. 맨유에 복귀한지 한 시즌 만에 다른 팀으로 이적을 추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5일 “호날두의 에이전트 호르헤 멘데스와 첼시의 새 구단주 토드 보얼리가 최근 접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ESPN은 “보얼리 첼시 구단주가 다소 전성기가 지난 상황이지만 호날두 영입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호날두는 다음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뛰기 위해 몸값을 낮출 의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맨유는 당혹스럽다. 호날두는 지난해 8월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에서 맨유로 이적하면서 2년 계약을 맺었다. 계약기간이 2023년 6월까지로 아직 1년 가량 남아있다.
물론 호날두의 마음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호날두는 최다 출전(183경기), 최다골(140골), 최다 득점왕(7회), 최다 연속 득점왕(6회 연속), 단일 시즌 최다골(17골. 2013~14시즌) 등 UCL 관련 각종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UCL 역사는 곧 호날두의 역사다. 반대로 보면 호날두가 UCL에 그렇게 집착하는 것도 당연하게 보인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맨유가 이번 시즌 UCL에 나가지 못하는 것은 지난 4월에 사실상 결정됐다. EPL 마지막 38라운드 경기를 치르고 시즌을 마친 뒤 약 한 달여 시간이 지났다. 당장 한 달 뒤인 8월 6일 새 시즌이 막을 올린다.
지난 시즌이 끝났을때 호날두가 다음 시즌에도 맨유 유니폼을 입고 뛸 것이라는 것을 의심한 이는 많지 않았다. 맨유가 새 공격수 영입을 서둘지 않는 것도 호날두가 계속 활약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지금 분위기는 맨유가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것처럼 보인다. 당장 호날두가 떠난다면 믿을만한 최전방 공격수 없이 시즌을 맞이해야 할 수 있다. 현재 스쿼드에서 최전방 공격 자원은 임대에서 돌아온 앤서니 마샬 정도다. 마샬은 최근 극심한 부진에 허덕이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맨유는 당장 이번 주 태국 방콕으로 떠난다. 현지시간으로 12일 리버풀과 프리시즌 경기를 치른 뒤 호주 멜버른으로 이동해 호주 A리그 멜버른 빅토리, EPL 크리스탈 팰리스, 아스톤 빌라 등과 잇따라 경기를 갖는다.
만약 호날두가 프리시즌 투어에 합류하지 않는다면 맨유는 유벤투스가 방한 당시 겪은 ‘노쇼 몸살’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보통 빅클럽의 경우 주요 선수가 나오지 못하면 페널티를 무는 조항이 계약 조간에 포함되곤 한다. 물론 프리시즌 주최측도 상당한 재정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맨유는 1년 전 호날두를 데려왔을때 그가 팀을 구할 영웅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또다시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시즌 중 골은 많이 넣기는 했지만 선수단 갈등을 부채질 했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그런데 이젠 느닷없는 이적 요청으로 또다시 팀을 흔들고 있다. 축구 실력 만큼이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호날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