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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2' 정민찬 "녹화 3일 전 전세사기 피해, 충격 컸죠"[인터뷰]②

김현식 기자I 2023.02.21 18:46:00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묘미 중 하나는 깜짝 스타 탄생이다. 꼭 순위권에 오른 참가자만 스타가 되는 건 아니다. 남들보다 조금 일찍 여정을 마쳤더라도 대중의 뇌리에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깊이 각인시키며 눈부신 도약을 이뤄내는 이들이 존재한다.

최근 TV조선 트롯 경연 프로그램 ‘미스터트롯2’ 도전을 마친 정민찬이 그런 경우다. 이전까지 트롯계와 접점이 전혀 없던 정민찬은 단 2번의 무대로 스타성과 잠재력을 만천하에 알렸다.

조별 마스터 예심에서 진시몬의 ‘도라도라’로 무대를 펼쳐 ‘올하트’를 받고, 본선 1차 팀미션에서 연분홍의 ‘못생기게 만들어주세요’를 깔끔하게 소화해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던 주인공이 바로 정민찬이다. 비록 일대일 데스매치에서 탈락의 고백을 마셨으나 충분히 의미 있는 이정표를 남겼다.

정민찬을 대표하는 수식어는 ‘발레 트롯’이다. 발레 동작을 가미한 퍼포먼스와 함께 트롯곡을 부르는 전무후무 무대는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사실 발레는 정민찬의 주무기다. 정민찬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발레과 출신일 뿐만 아니라 국립발레단 단원으로도 활동한 이력이 있고 뮤지컬 배우로도 꾸준히 활동 중이다.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매력도 많고 사연도 많은 정민찬과 서울 중구 KG타워 만나 나눈 대화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미스터트롯2’ 출연 이후 주변 반응은 어떤가

-인간관계가 넓지 않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방송 이후 정말 많은 분께 ‘잘보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내 무대가 많은 분께 알려졌다는 걸 실감한 순간이다. ‘엄마한테 자랑해야 한다’면서 같이 사진 찍어달라고 하는 후배들도 많았다. (웃음). ‘부모님 세대 분들이 정말 많이 보셨구나’ ‘내가 대단한 프로그램에 나왔던 거구나’ 싶더라.

△부모님의 반응은.

-사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예전부터 제가 TV에 나오길 바라셨다. 돌아보면 전 불효자였다. 20대 때 경남 양산에서 서울로 올라온 뒤로 단 한 번도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지 못했다. 서울살이가 정말 만만치 않더라. 한달에 최소 100~150만원이 숨만 쉬어도 깨지니까 버티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국립발레단을 관두고 암흑의 시기를 보낼 땐 새벽 시간대에 노래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기도 했다.

△부모님께 효도하기 위해서라도 트롯 가수로 성공을 이뤄내야겠다.

-맞다. 부모님이 본가에 큰 현수막을 달 정도로 정말 좋아하고 계신다. 어느덧 서른 중반이 되었는데 지금부터라도 효도하고 싶다. 사실 어머니가 편찮으시다. 희귀 난치병 때문에 시력이 실명에 가까운 수준이셔러 TV 바로 앞에 의자를 가져다 놓고 봐야 간신히 제 모습을 볼 수 있으시다.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30년 넘게 식당일을 하셔서 합병증이 오신 게 아닌가 싶다.

△‘미스터트롯2’에선 다뤄지지 않았던 내용이다.

-순수하게 실력으로 승부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가정사나 개인사는 일대일 데스매치를 통과한 이후에 꺼내려 했는데 아쉽게도 탈락을 했다.

△방송에서 꺼내지 않은 개인사는 무엇인가.

-사실 제가 전세사기 피해자다. 심지어 일대일 데스매치 녹화 3일 전 전세 사기를 당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집주인이 대출받은 돈을 갚지 않아서 제가 전세로 살고 있는 집이 경매에 넘어갔다고 하는 거다. 그 이후 집주인에게 전화해보니 없는 번호로 뜨고, 계약 당시 방문했던 부동산도 이미 폐업한 상태라 너무 기가 막히고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다행히 전세보증보험은 가입해뒀는데 돈을 다 돌려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아직도 변호사분을 만나서 일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충격이 컸겠다.

-녹화를 앞두고 멘탈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핑계일 수도 있지만 앞서 언급한 섭외 문제뿐 아니라 전세사기를 당하는 일까지 생겨서 경연을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제대로 준비를 못했다는 생각 때문에 ‘미스터트롯2’ 마지막 무대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큰 게 아닌가 싶다.

△여러모로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의지가 남다르겠다.

-진심을 다해 프로그램에 임했고,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트롯이 정말 좋아졌다. 앞으로 다른 무대에서 아쉬움을 털어내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많은 실력자분들과 함께하며 행복감을 느꼈던 좋은 기억을 안고 다음 스텝을 위해 나아가볼 생각이다. 마음 속으로 상상만 했던 것들을 현실에서 꼭 이루겠다.

△정민찬이 지닌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언제까지 춤을 추면서 노래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일단 발레 요소를 가미한 춤을 추면서 노래할 수 있는 가수라는 점이 저만이 지닌 무기가 아닐까 한다. 가수 활동을 하면서 그 부분을 통해 이름을 날리고 싶고, 더 나아가 다채로운 활동을 통해 발레라는 예술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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