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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1차전에서 홈런포 3방을 앞세워 LG를 10-4로 눌렀다.
단기전에서 가장 중요한 1차전을 잡은 삼성은 한국시리즈(KS) 진출의 7부 능선을 넘었다. 역대 5전 3선승제로 진행된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최종적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확률은 약 75.8%(25/33)에 달한다.
삼성과 LG는 무려 22년 만에 포스트시즌에서 다시 만났다. 두 팀의 마지막 가을야구 승부는 2002년 KS였다. 당대 최고의 명장 김응용 감독(당시 삼성)과 김성근 감독(당시 LG)의 지략대결로 관심이 쏠렸던 당시 KS는 역대 최고의 명승부로 지금까지도 기억된다. 이후 두 팀의 행보가 서로 엇갈리면서 좀처럼 가을야구에서 만나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 양 팀 감독의 말이 씨가 됐다. “경기 감각이 빨리 돌아와 장타력이 살아나길 기대한다.”고 한 박진만 삼성 감독의 바람은 결실을 맺었다. 정규시즌을 마치고 2주 동안 실전을 치르지 않았지만 삼성 타자들의 타격감은 문제 되지 않았다. 초반부터 홈런포를 펑펑 쏘아 올리며 길었던 휴식 공백을 무색게 했다.
반면 염경엽 LG 감독은 “오늘은 선발 최원태가 긁히는 날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포스트시즌에서 계속 부진했던 최원태에 대한 우려가 담긴 말이었다. 걱정은 기우가 아니었다.
삼성은 최원태를 상대로 4회까지 5점이나 냈다. 1회말 르윈 디아즈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은 데 이어 3회말 구자욱의 우중월 스리런홈런에 힘입어 4-0으로 달아났다. 4회말에는 선두타자 김영웅이 솔로홈런을 때려 최원태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삼성은 5회말에도 외국인 타자 디아즈가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7-1까지 점수 차를 벌려 승리를 굳히는 듯했다.
LG도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4회초 오지환의 솔로홈런이 유일한 득점이었던 LG는 7회초 단타 3개로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홍창기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삼성 1루수 디아즈가 제대로 잡지 못했다. 그 사이 3루 주자는 물론 2루 주자까지 홈을 밟았다. 신민재의 좌전 적시타까지 더해 4-7로 따라붙었다.
삼성은 더는 추격을 허락하지 않았다. 계속된 2사 1, 2루 위기에서 구원투수 김윤수가 KBO리그 타점왕 오스틴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고비를 넘겼다. 이어 7회말과 8회말 공격에서 1점, 2점을 추가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삼성의 구자욱과 디아즈는 이날 나란히 홈런 포함, 3타점씩 책임지며 승리 일등공신이 됐다. 선발투수 레예스는 6⅔이닝을 4피안타(1피홈런) 2볼넷으로 막고 팀에 값진 승리를 선물했다.
삼성과 LG의 2차전은 14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삼성은 정규시즌 공동 다승왕(15승) 원태인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LG는 외국인투수 디트릭 엔스에게 선발 중책을 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