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별은 13일 전북 익산시 익산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 골라내며 18점을 획득했다. 나흘 동안 버디 26개를 잡아냈고 보기는 3개만 적어낸 김민별은 최종합계 +49점으로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 방신실과 정윤지의 추격을 뿌리치고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이 대회는 KLPGA 투어 대회 가운데선 유일하게 변형 스테이블 포드 방식으로 열렸다.
앨버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파 0점, 보기 -1점, 더블보기 이하 -3점 등 각 홀 성적에 따라 정해진 점수를 부여해 합산 점수로 순위를 정하는 방식이다. 타수를 잃었을 때 감점보다 타수를 줄일 때 받는 보상이 더 커 공격적인 경기를 하는 선수에게 유리한 방식이라 이 대회 우승자에겐 ‘공격형 골퍼’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지난해 데뷔한 김민별은 우승이 없었으나 준우승 3회를 포함해 톱10 12회를 기록하며 방신실, 황유민의 추격을 제치고 신인왕에 이름을 올렸다.
2년 차 시즌을 시작한 김민별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탄탄한 실력을 검증받은 만큼 적어도 1~2차례 우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올해도 빨리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2개 대회에 나와 5번의 톱10에 만족했다. 오히려 지난해보다 톱10이 뜸해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52번째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마침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 우려를 씻어냈다.
3라운드까지 +31점을 획득해 선두에 4점 뒤진 공동 5위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김민별은 전반부터 버디를 쓸어 담으며 순위표를 뒤흔들었다. 4번홀을 시작으로 7번홀까지 4연속 버디에 성공하며 단독 선두로 도약했다. 8번홀(파4)에선 버디 행진을 이어가지 못했으나 9번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해 +41점으로 계속해서 선두를 지켰다. 중반 이후 방신실과 유현조, 정윤지 등의 거센 추격이 있었으나 14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해 다시 격차를 벌렸고, 15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을 예고했다. 3점 차로 추격하던 방신실은 15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낸 게 뼈아팠다.
선두가 된 김민별은 17번홀(파5)에서 쐐기를 박았다. 세 번째 샷을 홀 앞 2.5m에 붙인 뒤 버디 퍼트를 홀에 꽂아 2위와 격차를 5점으로 벌려 사실상 우승을 예약했다.
디펜딩 챔피언 방신실은 17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4점 차로 추격했으나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김민별은 마지막 홀에서 파를 해 먼저 경기를 끝냈고, 방신실이 18번홀(파4)에서 이글을 하지 못하면서 승부가 갈렸다.
김민별은 2022년 이가영 이후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두 번째 선수가 됐다.
김민별은 우승 뒤 방송 인터뷰에서 “작년 우승 없이 시즌을 마쳐 아쉬웠다”라며 “올 시즌을 잘 준비했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아 힘들었었는데, 이번 대회에서 우승해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사흘 동안 전반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은 전반에서 4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낸 게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방신실은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47점으로 2위, 정윤지는 3위(+45점)를 기록했고, 유현조와 박혜준이 +44점으로 공동 4위에 올랐다. 상금랭킹 1위 윤이나는 최종합계 +38점으로 김재희와 함께 공동 9위로 대회를 마쳐 대상 경쟁에서도 박현경을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익산 출신으로 고향 팬들의 응원을 받은 박현경은 공동 11위(+37점)에 만족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