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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1차전에서 KB손해보험에 패해 탈락 위기에 몰렸던 대한항공은 이날 승리로 시리즈 승부를 1승 1패 원점으로 돌렸다. 오는 30일 의정부에서 열리는 3차전은 이기면 살아남고, 지면 떨어지는 외나무다리 싸움이 됐다.
대한항공을 탈락 위기에서 구한 일등공신은 베테랑 세터 유광우였다. 유광우는 주전 한선수를 대신해 선발로 출전, 교체없이 끝까지 경기를 책임졌다. 주공격수 카일 러셀이 편안하게 공격을 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토스를 올려준 것은 물론 김민재, 최준혁 등 젊은 미들블로커를 적극 활용해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유광우는 PO 1차전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비록 경기는 졌지만 0-2로 뒤진 3세트부터 유광우가 교체로 들어간 뒤 대한항공의 경기력은 달라졌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도 그런 유광우의 활약을 눈여겨봤고 이날 선발로 기용했다.
유광우는 “오늘 경기 전 선수들끼리 ‘우리 홈에서 시즌을 끝내지는 말자’라고 얘기를 나눴다”며 “우리에겐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최근 4년 연속 통합우승을 이뤘다.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뒤 챔피언결정전에서 기다리는 입장이었다. 올해는 정규리그 3위로 봄배구에 턱걸이했다. 밑에서부터 하나씩 올라가야 한다. 유광우 입장에선 오랜만에 해보는 경험이다.
유광우는 “기다리는 입장과 올라가는 입장은 확실히 마음가짐이 다른 것 같다”며 “자칫 방심하는 순간 끝난다는 것이 실감난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그런 긴장감을 즐기는 모습이다. 그는 “오늘 경기에선 최선을 다하고 악착같이 하는 모습이 보여진 것 같다”며 “다음 경기도 재밌을 것 같다”고 말한 뒤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