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로 돌아온 배우 김혜수가 노련한 입담부터 겸손한 애티튜드로 제작보고회 현장을 띄우며 자타공인 톱스타의 미덕을 뽐냈다.
20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 제작보고회에는 류승완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혜수는 ‘밀수’의 주연이자 뭇 감독, 배우들의 우상, 대선배답게 이날 제작보고회 현장의 웃음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책임진 일등공신이었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이다. 오는 7월 말 개봉을 확정, ‘더 문’, ‘비공식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여름 극장가 한국 영화 기대작 빅4 대결의 첫 주자로 출사표를 던진다. 앞서 ‘엑시트’, ‘모가디슈’ 등 흥행작을 배출하며 여름 극장가의 흥행메이커로 자리매김해온 제작사 외유내강이 내놓는 신작. 외유내강을 대표하는 ‘베테랑’, ‘모가디슈’의 류승완 감독이 ‘모가디슈’ 이후 약 2년 만에 내놓는 새 작품으로, 바다를 배경으로 통쾌한 액션 오락 영화를 예고한다. 류승완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는 물론, 액션 영화로선 이례적으로 김혜수, 염정아 두 여배우를 투톱 여주인공으로 내세워 일찍이 관심을 끌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툽 여배우와 함께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 등 충무로를 이끄는 명품 배우들이 총출동한 멀티 캐스팅으로 ‘범죄도시3’를 잇는 여름 극장 흥행작이 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김혜수는 이날 빵빵 터지는 토크로 현장에서 어록 제조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사실 김헤수의 토크 및 진행 실력은 오랫동안 연예계에 정평이 난 바 있다. 김혜수는 28년간 청룡영화상의 간판 MC로 활약해오고 있으며, 자신의 이름을 딴 1인 토크 프로그램을 진행한 경력이 있다. 또 자신의 매니저 결혼식에서도 마이크를 잡고 진행했다는 미담으로 세간을 훈훈하게 만들기도 했다.
먼저 김혜수는 자신이 맡은 역할 ‘조춘자’의 매력을 언급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아한 목소리로 “그동안 작품을 오래하고 많이 했지만, 필모그래피를 통틀어 맡은 역할 중 가장 상스러운 배역”이라고 소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조춘자에 대해 “14살부터 식모 살이를 전전하다 밀수판에서 한탕 크게 하려는 계획 하에 판에 끼어든 인물이다. 마이웨이란 단어처럼 길이 없으면 만들어서 뚫고 가는 기세를 지닌 인물”이라며 “두 번 다시 이런 배역을 맡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재미있고 신나게 임했다”고 애정을 드러내 궁금증을 유발했다.
|
‘밀수’에서 조춘자와 엄진숙(염정아 분)을 보필하는 ‘장도리’ 역할로 이미지 및 연기 변신을 시도한 후배 박정민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김혜수는 “박정민이 출연한 영화도 꽤 많이 봤지만, 장담한다. 박정민의 모든 영화 중 ‘밀수’가 최고가 될 것”이라며 “박정민 씨는 ‘밀수’ 장도리 역을 본인이 뛰어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해 기대감을 자아냈다.
자신과 함께 투톱 주연으로 활약한 염정아에 대한 신뢰와 존경도 전했다. 김혜수는 염정아에게 “최고의 파트너”라는 찬사를 보냈다. 그는 “저는 염정아 씨 연기를 워낙 좋아했다. 염정아 씨 작품은 영화, 드라마를 거의 다 봤다”며 “제가 갖지 못한 장점을 굉장히 많이 가진 배우”라고 칭찬했다. 또 “외유내강 강혜정 대표에게 ‘자기야 영화하자’며 여성 서사로 염정아 배우와 함께한다는 소식에 환호했다. 함께하면서는 제가 알던 것보다 훨씬 멋진 배우였다. 제가 채우지 못한 부분을 많이 채워줬다. 물 밑에서 저희 둘 다 전혀 기대하지 못한 완벽한 찰나를 경험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 참석하지 않은 다른 배우들을 향한 감사를 표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특히 김헤수는 이날 현장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공황장애를 털어놔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혜수는 영화 ‘도둑들’ 당시 수중 촬영 현장에서 발견한 공황 장애로 수중 액션신이 필요한 ‘밀수’에 참여하지 못하면 어쩌나 고민했었다고. 하지만 염정아를 비롯해 박준면, 박경혜, 김재화 등 극 중 해녀로 함께한 동료 배우들의 에너지를 받아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여기서 그만둬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 한 명 한 명 배우들이 들어가는데 너무 잘 하더라. 그걸 보며 너무 흥분하고 환호하다 공황 상태에서 벗어나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며 “촬영할 때마다 수심을 들여다보면 제 상태를 알 수 있다. 감독님이 그런 제 상태를 잘 배려해서 촬영해주셨다. 덕분에 어느 순간부터는 완벽히 공황에서 벗어나서 촬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팀원들의 힘이 컸던 것 같다. ‘한 덩어리’란 느낌이 드는 현장이었다”고 회상했다.
이 영화가 자신과 염정아가 투톱 주연을 맡은 여성 서사 작품 그 이상의 훨씬 큰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김혜수는 “이 작품은 여성 서사에만 치우치진 않는다”라며 “이 영화를 하면서 크게 깨달은 점은 우리의 정체성은 ‘팀’이고 나의 정체성은 ‘팀원’이라는 것. 그것을 다시 각인하게 된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류승완 감독이 굉장히 여러 시도를 했고, 특히나 액션에 특화된 특별한 연출력을 선보이신 분인데 ‘모가디슈’로 다른 의미에서 정점을 찍으셨다고 생각한다”며 “그 이후 선보인 ‘밀수’는 감독님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가장 많은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상업 영화로 돌아왔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 더 기대감이 컸다. 이 작품을 제가 참여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굉장히 고무적으로 기대했을 것”이라고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전했다.
한편 ‘밀수’는 오는 7월 26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