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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판석X정성주, '밀회'→'풍문'..콤비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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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정 기자I 2015.04.28 1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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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으로 들었소’ ‘밀회’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꼭 1년 전이다. 요동치듯 뛰는 오혜원의 심장 박동을 느낀 때가.

많은 여성 시청자들이 그랬다. “정신 차려라, 이건 누가 봐도 불륜이고 사회적인 범죄다”는 남자들의 목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1%의 상류층. 그 세상으로의 입성을 위해 청춘을 바친 오혜원은 내 아이, 내 남편, 내 가족을 위해 꿈과 젊음을 포기한 주부들과 같았다. 40세 오혜원에게 찾아온 풋풋하고 도발적인 사랑, 이선재는 그래서 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로망이 될 수 있었다.

남들이 ‘불륜’이라 지적하고 연출자 역시 “돌 맞을 일”이라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불륜은 시청자에게 얘기가 좀 되는, 로맨스 혹은 멜로로 다가왔다.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밀회’의 안판석 PD와 정성주 작가가 공감력을 또 발휘하고 있다. ‘밀회’로는 불륜을 로맨스로 만들더니, SBS 월화 미니시리즈 ‘풍문으로 들었소’에서도 비슷한 힘을 보여주고 있다. 한정호를 둘러싼 부인 최연희와 내연녀 지영라의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가 시청자의 몰입을 높이고 있다.

김희애 유아인(왼쪽) 백지연 유호정.
일일드라마, 아침드라마, 주말드라마에서 흔히 보던 불륜이다. 이 소재를 담고 있는 작품은 대개 ‘막장’이라 불렸고 ‘자극적’이라는 지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두 작품 연속 불륜 에피소드를 담고 있음에도 비난은 커녕 흥미를 높이는 정성주 작가와 안판석 PD의 묘한 힘에 새삼 감탄이 쏟아지는 이유다.

최근 한정호는 지영라에게서 정신을 못 차렸다. 을이었던 서봄도 ‘갑질’에 맛을 들였다. 한인상도 엄마에게 대들고 아빠를 별 볼 일 없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최연희는 칼을 빼들었다. “더 이상 봐줄 수가 없다”고 반격을 예고했다.

‘정성주 표’ 반격은 촌스럽지 않다. 날 버린 남편, 날 배신한 사랑에 대한 대가를 얼굴에 점 찍고 돌아오는 방식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흔한 전개보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옛말에 충실한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사람을 망신 주는 법, ‘뭘 해도 넌 내 손바닥 안에 있다’는 여유로운 마인드가 깔려있다.

‘풍문으로 들었소’와 ‘밀회’ 스틸컷.
‘풍문으로 들었소’에서나 ‘밀회’에서나 반격의 키를 쥔 인물은 흥분하는 법이 없었다. 워낙 사회적으로 명성이 높고 쌓아둔 부도 많은터라 경거망동해선 안 되는 인물이라는 설정 때문이다. 캐릭터를 설명하는 배경이 분명하고, 그 안에 녹아든 관계 또한 명확하기 때문에 이들 작품의 내용 전개는 자연스럽게 긴장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한정호의 불륜으로 시청자의 공분을 사기보다, 시청자로 하여금 최연희의 시선을 함께 가져갈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이다. ‘풍문으로 들었소’를 보는 많은 여성 시청자들은 “어머, 한정호 저 나쁜 X”이라고 말하기 보단 “하하, 한정호 저 골 때리는 X”이라고 비웃고 있다.

정성주 작가와 안판석 PD는 불륜이라는 막장드라마의 자극적인 소재를 주(主)로 활용하지 않는다. 이들이 전하고자 한 메시지의 장치가 될 뿐이다. ‘밀회’에서 오혜원과 이선재의 불륜이 결국 해피인듯 해피아닌 해피엔딩을 맞긴 했지만, 예술 산업에 몸담고 있는 상류층의 추악함을 꼬집었듯 말이다. 지금 드라마에서도 이 콤비는 “풍문으로 들었소. 당신이 그렇게 한심한 사람인줄 몰랐구려”라는 통쾌한 풍자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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