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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여성 시청자들이 그랬다. “정신 차려라, 이건 누가 봐도 불륜이고 사회적인 범죄다”는 남자들의 목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1%의 상류층. 그 세상으로의 입성을 위해 청춘을 바친 오혜원은 내 아이, 내 남편, 내 가족을 위해 꿈과 젊음을 포기한 주부들과 같았다. 40세 오혜원에게 찾아온 풋풋하고 도발적인 사랑, 이선재는 그래서 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로망이 될 수 있었다.
남들이 ‘불륜’이라 지적하고 연출자 역시 “돌 맞을 일”이라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불륜은 시청자에게 얘기가 좀 되는, 로맨스 혹은 멜로로 다가왔다.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밀회’의 안판석 PD와 정성주 작가가 공감력을 또 발휘하고 있다. ‘밀회’로는 불륜을 로맨스로 만들더니, SBS 월화 미니시리즈 ‘풍문으로 들었소’에서도 비슷한 힘을 보여주고 있다. 한정호를 둘러싼 부인 최연희와 내연녀 지영라의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가 시청자의 몰입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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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정호는 지영라에게서 정신을 못 차렸다. 을이었던 서봄도 ‘갑질’에 맛을 들였다. 한인상도 엄마에게 대들고 아빠를 별 볼 일 없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최연희는 칼을 빼들었다. “더 이상 봐줄 수가 없다”고 반격을 예고했다.
‘정성주 표’ 반격은 촌스럽지 않다. 날 버린 남편, 날 배신한 사랑에 대한 대가를 얼굴에 점 찍고 돌아오는 방식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흔한 전개보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옛말에 충실한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사람을 망신 주는 법, ‘뭘 해도 넌 내 손바닥 안에 있다’는 여유로운 마인드가 깔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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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호의 불륜으로 시청자의 공분을 사기보다, 시청자로 하여금 최연희의 시선을 함께 가져갈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이다. ‘풍문으로 들었소’를 보는 많은 여성 시청자들은 “어머, 한정호 저 나쁜 X”이라고 말하기 보단 “하하, 한정호 저 골 때리는 X”이라고 비웃고 있다.
정성주 작가와 안판석 PD는 불륜이라는 막장드라마의 자극적인 소재를 주(主)로 활용하지 않는다. 이들이 전하고자 한 메시지의 장치가 될 뿐이다. ‘밀회’에서 오혜원과 이선재의 불륜이 결국 해피인듯 해피아닌 해피엔딩을 맞긴 했지만, 예술 산업에 몸담고 있는 상류층의 추악함을 꼬집었듯 말이다. 지금 드라마에서도 이 콤비는 “풍문으로 들었소. 당신이 그렇게 한심한 사람인줄 몰랐구려”라는 통쾌한 풍자를 던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