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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보통의 가족’(감독 허진호) 기자간담회에는 배우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 허진호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보통의 가족’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웰메이드 서스펜스다. 네덜란드 작가 헤르만 코흐의 베스트셀러 소설 ‘더 디너’를 원작으로 한국적 정서에 맞게 각색했다.
영화는 재완(설경구 분), 재규(장동건 분) 형제 부부가 부모로서 자신의 아이들이 저지른 범죄현장을 목격한 뒤 이성의 끈을 놓아버리며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격렬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섬세히, 긴장감있게 전개한다.
장동건은 ‘보통의 가족’에서 신념을 지키려는 정의로운 의사이자 형제 중 둘째 ‘재규’ 역으로 오랜만에 스크린 컴백했다.
특히 ‘재규’는 ‘보통의 가족’의 주요 네 인물 중 감정 및 선택들이 가장 급격히 변하는 인물이다.
장동건은 “재규는 다른 역할들에 비해서 불확실한 점들이 좀 있었다. 어떤 계기로 재규가 입장이 바뀌고 마음이 바뀌었을까에 대해서도 감독님이랑 현장에서 굉장히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며 “가장 큰 심리 변화를 표현하는 캐릭터라 개인적으로는 그런 생각을 했다. 어쩌면 처음부터 재규는 재규의 진심은 마지막에 했던 결정을 처음부터 마음에선 그렇게 생각을 했던 게 아닐까. 사람은 크고 작은 선택들을 하게 되는 그 선택들이 모여 사람의 성격이 되고 인성이 되고 가치관이 형성이 된다. 재규는 그런 점에서 정의로운 선택들을 많이 해서 직업도 의사가 됐을 거고 그에 대한 프라이드도 있는 사람이다. 사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좋은 선택에 대한 정답은 분명하다. 극 중 네 사람은 물론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두가 알고 있다. 다만 이것이 자신에게 유리한 선택일까, 불리한 선택일까를 생각하며 자신들만의 맞다고 생각하는 선택을 향해나가는 본성이 있는 거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재규는 어쩌면 처음부터 그런 선택을 하고 싶은 사람이었을 거다. 그런 점에서 그 선택을 할 수 있는 명분이 주어졌을 때 저 솔직한 내면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첫째 형 재완과 재규의 관계성도 언급했다. 장동건은 “재완 재규 형제의 관계는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와 현장에서 연기를 할 때, 완성이 된 후 봤을 때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점이 있었다. 처음에는 동생 재규가 재완을 조금 더 질투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있는 쪽으로 해석을 했었는데 그것도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한 두 번 촬영을 진행해보며 지금의 정말 일상적인 형제관계, 약간의 콤플렉스는 있지만 우애는 좋아보이고 가족이란 틀 안에서 끈끈함도 있고 그 안에서 의견 차이로 다툼이 있고. 그런 식으로 초반의 설정을 잡았다.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표현이 된 게 더 좋았던 거 같다”며 “설경구 선배님과 연기하면서 많이 배웠다. 특히 옥상에서 형제가 다투는 신은 개인적으로 치열히 다툼을 준비해갔는데 경구 형이 굉장히 여유롭게 느물느물 받아치시더라. 덕분에 리허설 때와 완전히 다른 감정으로 신들을 표현할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극 중 세 번 등장하는 두 부부의 저녁식사 신을 준비하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고도 털어놨다. 장동건은 “그 세 번의 식사 장면의 경우 네 명 각자의 감정이나 입장이 다른 만큼 배우들이 많이 힘들어했다. 육체적으로 힘든 장면은 없었으나 네 명의 입장이 다 다르고 심리들을 각자 표현해야 하고 그것을 너무 드러낼 수도 없고 한 쪽이 표현이 되면 다른 쪽에서 뭔가를 또 해야 하는 등 유기적으로 얽혀있어서 그런 것들을 세심히 조율하는 과정에서 기가 많이 빨렸던 거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어려움은 있었지만 그 장면 촬영할 때가 네 명이 식탁에 모여있어서 꽤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야 했기에 그때 사적으로도 좀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들이 있었다. 그 사이 잡담도 나누고 힘들었지만 즐겁고 좋은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보통의 가족’은 오는 10월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