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참여 감독 146명 "영화제 자율성 독립성 보장해야"

박미애 기자I 2016.03.24 16:04:53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부산국제영화제에 참여한 감독 146명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지키고 싶다며 성명을 발표했다.

김조광수 이송희일 이수진 홍석재 등 감독 17명은 24일 오후 2시 서울 종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산국제영화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감독들은 발표한 성명을 통해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의 대표적 영화제로 성장해 나간 것은 영화제 자체의 규모의 성장만이 아니라 그곳에 참여한 영화인들과 시민들의 내적 성장을 동반한 것”이라며 “그 바탕에는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적인 토대 위에서 20년에 걸친 전문성과 균형 감각을 가지고 지켜온 부산국제영화제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감독들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 이것은 문화예술지원의 숭고한 전제이며 전 세계가 공유하는 보편적 이해”라며 “부산시에 영화제의 자율성과 독립성은 보장돼야 한다고 요구한다. 어떠한 부당한 간섭과 압력에도 굴복할 수는 없다”고 호소했다.

다음은 부산국제영화제 참가감독 146인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지키고 싶습니다!’는 내용으로 발표한 성명 전문

저희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여했던 감독들입니다. 저희 서로는 이제 몇 편의 영화를 완성했다는 것 말고는 같은 점보다 다른 점이 너무나 많습니다. 각자 세대도 다르고 지역도 다르고 종교나 정치적인 입장도 서로 많이 다릅니다. 그러나 저희에게는 서로의 다름보다 더 큰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영화를 사랑한다는 것이고, 영화를 만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희에게 부산국제영화제는 든든한 울타리였습니다. 영화제를 통해 기쁘게 관객을 만날 수 있었고, 과분한 환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전 세계 다양한 관점의 영화들을 만나고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 분들의 새로운 시선을 배우며 각자 마음의 크기를 키웠습니다. 그 경험은 영화인으로서의 성장 뿐 아니라 ‘다름’을 껴안을 수 있는 인간으로 성숙해 나가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의 대표적 영화제로 성장해 나간 것은 영화제 자체의 규모의 성장만이 아니라 그곳에 참여한 영화인들과 시민들의 내적 성장을 동반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그안에서 함께 성장해 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만의 성장이 아니라 세계 영화계의 건강성을 유지하는데도 한 몫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바탕에는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적인 토대 위에서 20년에 걸친 전문성과 균형 감각을 가지고 지켜온 부산국제영화제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문화는 ‘다름’을 아름답게 보는 시선과 ‘무엇이든 말할 수 있다’는 원칙 안에서만 꽃 피울 수 있습니다. 저희들은 그 시선과 원칙이 국가의 품격이며 동시대는 물론 다른 세대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부산에서는 어떤 품격도 예의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 이것은 문화예술지원의 숭고한 전제이며 전 세계가 공유하는 보편적 이해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울타리는 오히려 더 넓어져야 합니다. 결단코 더 깊어져야 합니다. 그것은 우리의 문화가 우리 세대만의 소유가 아니라 미래 세대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경계없는 하늘을 본 아이는 우주를 상상하는 법을 배울 것입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에 손을 담근 아이는 자연을 이해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아이는 우리가 전할 자유로운 문화의 가치로 인생을 만날 것입니다.

우리는 온 힘을 모아 부산시에 영화제의 자율성과 독립성은 보장되어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어떠한 부당한 간섭과 압력에도 굴복할 수는 없습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의 열정과 함께 부산국제영화제를 지켜낼 것입니다. 우리와 함께 마음을 모아 주십시요.

2016년 3월 24일

부산국제영화제 참가 감독 146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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