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은 10일 오후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감독 김태곤, 이하 ‘탈출’)의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주지훈은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 취향에 대해 “봄바람 살랑이는 그런 스타일의 작품을 좋아한다. 저는 일본 영화를 굉장히 사랑하는 사람이다. 풀샷, 롱샷 위주 작품 너무 사랑하는데 저한테 제안을 주시질 않더라”고 한탄했다.
다만 주지훈은 최근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란 로맨스 코미디 장르 드라마 출연 소식을 알리며 그의 로맨스물을 기다렸던 많은 팬들에게 기대감을 선사하고 있다.
주지훈은 이에 대해 “사실 김혜수 선배님과 찍은 드라마 ‘하이에나’도 로맨스가 있던 작품인데 법정이 메인에 멜로가 사이드인 느낌이었다. 그런 점에서 장르 자체가 로코물인 건 이번 작품이 거의 처음인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실제로 이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 느낀 게 있어서 이야기를 많이 한 부분이 있다. 사실 드라마 ‘궁’도 장르가 로코물이긴 했지만, 상황이 워낙 특수적이었다. 한국이 입헌군주제에 내가 왕이고 왕자고 상황이 SF 같았다”면서도, “그런데 이 드라마는 그냥 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그린다. 제 기억상 이런 일상 로코를 해본 게 거의 처음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정말 일상적이고 주고받는 대사라든가 갈등, 상황도 일상적인 거라 정말 마음이 편하더라. 처음엔 그걸 몰라서 왜 이리 마음이 편한가 했다”라며 “전문용어 쓸 필요 없고 피땀눈물 없이 정말 평온히 찍고 있다. 되게 위트있고 평화롭게 깨발랄하게 재밌게 찍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자신을 스타덤에 올려준 데뷔 초 작품 ‘궁’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주지훈은 당초 ‘궁’을 제대로 못 본다고 털어놨던 바 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고 했다. 주지훈은 “한 3년 됐다. SNS 같은 데 ‘궁’ 영상이 뜨면 3년 전까지만 해도 ‘윽’ 소리를 내며 못 봤다”면서도 “그런데 어느 순간 연차가 차고 나이가 드니 외관의 변화가 보이지 않나. 그래서인지 이젠 나와 걔(궁 시절의 자신)의 존재가 완전히 분리가 되더라”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내가 그때 정말 연기도 모르고 아무것도 할 줄 몰랐던 초짜였다. 그런데도 그때 내 캐릭터를 (대중이) 좋아해주신 건 저 고등학생의 서툰 첫사랑, 파릇파릇함을 예뻐해주신 게 아닐까 싶다”라며 “저는 지금도 길에서 누가 봐도 어려 보이는 대학생, 중고등학생이 지나가면 그냥 예뻐 보인다. 아이스크림 하나씩 사주고 싶고.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좋아해주셨구나, 그걸 3년 전에야 깨달았다. 물론 아직도 그 때 제 모습을 보는 게 그리 유쾌하진 않다”고 부연해 인터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최근 ‘궁’은 리메이크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주지훈은 이에 대해서도 “물론 리메이크 작품도 정말 응원한다”고 전했다.
한편 주지훈이 출연한 ‘탈출’은 짙은 안갯속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풀려난 통제 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재난 생존 스릴러다. 주지훈은 ‘탈출’에서 인생 한 방을 노리는 자유로운 영혼의 렉카 기사 ‘조박’ 역을 맡아 파격 연기, 비주얼 변신에 도전했다. 주지훈이 연기한 ‘조박’은 시종일관 급박하고 긴장감 넘치는 극의 분위기에 숨통을 불어넣어주는 ‘쉼표’ 같은 캐릭터다. 처음 조박의 인상은 사회적 시선에서 떳떳하지 못하고, 남들의 손가락질을 받는 렉카 기사란 직업에 자신의 돈과 안위, 잿밥에만 관심을 갖는 속물적인 인물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자신의 파트너인 강아지 조디를 친아들, 가족처럼 애지중지하는 책임감, 도움이 필요한 결정적 순간 용기를 낼 수 있는 일말의 인간애, 미워할 수 없는 능청스러움으로 유쾌한 매력을 발산한다.
‘탈출’은 오는 12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