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허성태가 데뷔 후 첫 주연작인 쿠팡플레이 ‘미끼’의 파트2 공개를 앞두고 느끼는 책임감을 이같이 털어놨다.
허성태는 4일 오후 쿠팡플레이 ‘미끼’의 파트2 공개를 앞두고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미끼’는 8년 전 죽은 역대 최악의 사기꾼이 연쇄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 스릴러다. 앞서 지난 1월 파트1을 공개한 후, 오는 7일 파트2 공개를 앞두고 있다. ‘미끼’ 파트1은 전세계 186개국에 공개된 후 해외 평점 9.4점, 쿠팡플레이 인기작 1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외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다.
여러 영화의 단역 및 조연으로 내공을 쌓아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악역 ‘덕수’를 통해 월드 와이드 빌런 배우에 등극한 허성태. 국내를 넘어 세계가 인정하는 빌런이자 신스틸러로 거듭난 허성태는 첫 주연작인 ‘미끼’로 또 한 번의 변신을 거듭했다. 허성태는 극 중 연쇄 살인 사건 수수께끼의 중심이자, 용의자로 지목된 희대의 사기꾼 ‘노상천’ 역을 맡았다. ‘노상천’은 역대 최악의 사기를 저지른 뒤 도피했다가 8년 전 죽음을 맞았지만, 이후 발생한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현재까지도 대한민국 최대의 사기 사건으로 불리는 ‘조희팔 사건’을 모티브로 가져와 새로운 시각으로 각색했다.
다만 허성태는 “예전에 해당 사건을 소재로 한 ‘꾼’등의 작품들을 접한 적은 있지만, 이번 작품에서 실화를 직접적으로 참고해 연기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오랜 시간을 거쳐 변주해나가는 한 인물의 일대기와 서사를 제대로 표현해내기 위한 고민이 컸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이어 “시간적 순서에 맞춰 촬영을 한 게 아니라서 노상천이란 인물이 시점에 따라 변해가는 과정을 어떻게 잘 그려낼 수 있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변화하기 전과 후의 노상천의 의상이나 헤어, 수염의 모양 등 외관들이 달라서 도움을 많이 얻었다”라며 “이번 작품은 특히나 역대급으로 다양한 의상들을 소화했다. 의상과 분장을 거쳐 촬영 직전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니 자연스레 변화한 노상천의 모습을 느낄 수 있더라. 의상과 분장이 연기할 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고생해준 의상팀과 분장팀에 정말 고마운 마음”이라고 공을 돌렸다.
‘미끼’는 희대의 사기꾼 노상천의 생애와 그의 죽음 이후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사기’란 범죄가 개개인의 인생을 어떻게 망치거나 죽음으로 몰아가는지, 일련의 과정들을 심도있게 묘사한다. 사기꾼이 세상을 떠나고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도 과거의 상처에 갇혀 괴로워하는 사기 피해자들의 고통과 심리 변화를 현실감있게 다뤄 호평을 받았다.
허성태 자신 역시 ‘미끼’에서 사기꾼 노상천을 연기한 게 사기란 범죄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그는 “‘미끼’에서 노상천이 다단계 사기 피해를 입고 경찰서에 가는 장면이 나온다. 당시 말다툼을 하던 경찰이‘그런 말도 안되는 사기에 속아넘어 간 사람이 바보 아니냐’며 노상천에게 소리치는 장면이다. 저는 그 장면이 노상천이 사기 피해자에서 희대의 사기꾼이 되는데 큰 전환점이 되는 대목이라고 생각했다”며 “만약 노상천이 당시 경찰에 그런 소리를 듣지 않았다면, 그렇게까지 나쁜 사기꾼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상상해봤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사기와 살인 둘 중 뭐가 더 심각한지 경중을 따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작품은 사기가 ‘사기’란 행위 그 자체에서 끝나는 단순한 범죄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며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고 누군가에게 자살이란 선택까지 낳게 하는 범죄다. 별것 아닌 것 같아보여도 피해자들에겐 엄청난 영향을 가져다주는 죄”라고 강조했다.
자신 역시 어린 시절 비슷한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도 고백했다. 허성태는 “대학생 때 아버지가 비슷한 피해를 겪어 내가 대신 찾아갔던 기억이 있다. 젊은 나이에 사기 범죄의 실태를 체감했다”고 털어놨다. 또 “특히 보이스피싱, 사이비종교, 다단계 등 우리 현실엔 형태만 다른 각종 사기들이 넘쳐난다. 우리 삶 가까이에 도사리고 있고, 우리 일상 주변에 피해자들이 정말 많다. 이 작품이 그분들의 피해와 아픔을 인지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소망도 덧붙였다.
첫 주연을 경험하며 느낀 변화도 전했다. 허성태는 “자리가 사람을 만들더라”며 “조연일 땐 현장에 오래있지도 않았고 내가 맡은 것만 잘하자는 생각으로 치고 빠진 적이 많았다. ‘미끼’를 하면서는 전보다 현장에 오래 있어서 그런지 스태프들의 노고 등 조연일 때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라. 자연스레 현장을 좀 더 챙기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