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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코스지만 더 길게 느껴지는 다른 코스가 됐다. 유럽 DP월드투어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400만 달러)을 준비하는 선수들의 계산도 복잡해졌다.
DP월드투어의 강자 파블로 라라자발(스페인)은 23일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작년 4월의 코스 상태는 티샷에 우호적인 코스였는데, 올핸 코스가 부드러워져서 거리 손실이 생길 수 있어 티샷이 더 까다로워졌다”라며 “특히 거리가 덜 나가면서 작년에 9번이나 웨지샷으로 공략했던 홀에서도 6번이나 7번 아이언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만큼 티샷을 잘하는 게 중요해졌다”라고 말했다.
비가 코스 상태를 바꿔놨다. 22일 많은 비가 내린 탓에 페어웨이 잔디가 젖었고 지면이 부드러워져 공이 떨어진 뒤 덜 굴렀다.
그는 “작년에는 세컨드 샷과 그린 공략이 조금 더 중요했다면, 올해는 장타자에게 조금 더 유지한 코스가 된 것 같다”라며 “그래도 이 코스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으니 좋은 기억을 떠올려 경기해보겠다”라고 다짐했다.
라라자발은 지난해 4월 이 코스에서 열린 DP월드투어 코리아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귀도 밀리오치(이탈리아)도 “작년과는 전혀 다른 코스 환경이 됐다. 무엇보다 거리가 덜 나가면서 모든 홀이 더 길게 느껴진다”라며 “그만큼 티샷의 정확성을 요구하는 홀이 많아졌고, 그만큼 안정한 티샷 공략이 필요해졌다”라고 승부 전략을 밝혔다.
장타자가 유리한 코스로 변하면서 5년여 만에 국내 대회에서 나오는 안병훈은 우승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PGA 투어에서 평균 드라이브샷 317.1야드를 기록해 4위에 오른 장타자다.
정작 안병훈은 장타보다 정교한 아이언샷을 우승에 필요한 전략으로 꼽았다.
안병훈은 “어제 박상현 선수와 함께 연습 라운드했는데 이 코스에서 왜 잘 쳤는지 알게 됐다. 그린 주변에서의 쇼트게임을 잘했다”라며 “이 코스는 흔히 ‘거북이 등껍질’ 같아 공이 그린에 떨어진 뒤에도 많이 구른다. 그만큼 그린 주변에서 쇼트게임을 잘하는 선수가 유리하다. 드라이버샷을 많이 보낸다고 해서 우승하는 것은 아니다. 유리하기는 하겠으나 그린이 까다로운 만큼 정확하게 공략하는 게 더 중요하다”라고 그린 공략 쪽에 더 무게를 뒀다.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박상현은 장타자게에 유리한 코스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렇지만 저는 장타자가 아닌데도 이 코스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라며 “당장 거리를 늘릴 수 없으니 최대한 퍼트로 승부하겠다. 한 라운드에서 24~25개로 막아내겠다”라고 자신만의 우승 전략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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