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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 도쿄 조직위원장, 공식 사퇴...여성 멸시 발언에 끝내 무릎

이석무 기자I 2021.02.12 16:06:29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여성 멸시 발언으로 비난을 받은 모리 요시로(84)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이 사임을 공식 발표했다.

모리 위원장은 12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 패럴림픽 대회 조직위원회 긴급회의에서 “오늘을 기해 사임하려고 한다”며 “내 문제가 올림픽 준비에 방해가 되면 안된다”고 말했다.

모리 위원장은 지난 3일 열린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임시 평의원회에서 여성 이사 증원 문제를 언급하면서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회의 진행에) 시간이 걸린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국내외에서 비난 목소리가 높아지자 모리 회장은 다음 날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고 사죄했다. 하지만 퇴진을 요구하는 국내외 압박은 계속 커졌고 결국 불명예퇴진 하게 됐다.

모리 위원장의 후임으로는 가와부치 사부로(84) 전 일본축구협회 회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모리 회장은 전날 가와부치 전 회장을 만나 조직위 회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가와부치 전 회장은 이를 수락했다. 가와부치 전 회장은 일본 축구대표팀 공격수 출신이다.

가와부치 전 회장의 차기 위원장 내정을 놓고도 말들이 나오고 있다. 조직위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가 회장의 선임·해직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사회는 조직위 이사 중에 선임하게 돼 있다.

가외부치 전 회장이 위원장에 오르려면 이사회 결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런 절차도 없이 위원장을 결정하는 것은 명백한 정관 위반이다. 자리에서 물러나는 모리 위원장이 후임자를 직접 낙점한 것도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지고 있다.

일본 최대 일간지 요미우리는 “밀실에서 후계 지명이 이뤄졌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새로운 회장의 선임은 세계의 눈을 의식해 적정한 절차에 근거해 진행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아사히 신문은 조직위 관계자 말을 빌어 “고령인 가와부치가 위원장을 이어받는 것을 세상 사람들이 납득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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