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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철은 12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엑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복싱 라이트급(60kg 이하)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의 바실 로마첸코에게 9-19로 판정패했다.
한순철은 1988 서울올림픽 이후 명맥이 끊긴 복싱 금메달을 위해 노력했지만 아쉽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은메달도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한 성적이었다. 1996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이승배 현 대표팀 감독이 은메달을 가져온 이후 16년만에 이룬 쾌거였다.
복싱은 한국 스포츠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스포츠다. 해방 이후 태극기를 앞세워 처음 출전한 1948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인에게 첫 메달을 안겨준 종목이 바로 복싱이었다. 플라이급에 출전한 한수안이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이후 4년 뒤 헬싱키올림픽에선 강준호가 밴텀급에서 동메달을 획득하고, 1956 멜버른올림픽에서는 송순천이 최초로 복싱 은메달을 선물했다.
한국 복싱은 1984 LA올림픽에서 미들급 신준섭이 첫 금메달을 획득한 데 이어 1988 서울올림픽에서 김광선과 박시헌이 금메달을 가져오면서 최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이후 한국 복싱은 급격한 쇠락기를 겪어야 했다. 서울올림픽 이후 최고 성적은 이승배 현 대표팀 감독이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과 1996 애틀랜타올림픽 2회 연속 은메달을 차지한 것이었다. 그나마 은메달도 애틀랜타대회 이후 씨가 마르고 말았다.
한국 복싱은 1990년대 이후 선수 숫자가 크게 줄면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게다가 빠르게 바뀐 경기 규정에 적응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특히 과거 복싱의 절대강자였던 소련 연방국가들이 해체되면서 각 국가에서 쏟아진 선수들이 국제무대에 뛰어들게 되자 한국 복싱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오늘날 복싱 강국으로 인정받는 나라들을 보면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그루지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등 구소련 연방 국가들이다. 이번 올림픽에 한국 대표로 한순철과 신종훈, 단 2명밖에 출전하지 못할 정도로 경쟁이 심해졌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한순철이 쟁쟁한 강자들을 꺾고 은메달을 획득한 것은 큰 성과가 아닐 수 없다. 한순철은 체격 조건이나 힘에서 월등한 것은 아니지만 정교한 아웃복싱 기술로 좋은 성적을 이끌어냈다. 한국 복싱 선수들이 험난한 국제무대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를 잘 보여준 것이다.
한순철의 은메달은 한국 복싱에 금메달 이상의 가치를 갖는 쾌거다. 이번 은메달은 한국 복싱이 제2의 도약을 하는 훌륭한 발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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