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챔피언십 무관중 경기에 팬들 코스 밖에서 응원
우즈, '타이거' 연호하는 팬 향해 환한 미소로 화답
| 타이거 우즈가 26일 일본 지바현 인자이시 나라시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PGA 투어 조조챔피언십 사흘째 2라운드 2번홀에서 어프로치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리고 있다. 이날 대회는 전날 폭우가 내린 탓에 코스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발생해 관중없이 경기를 치렀다. (사진=AFPBB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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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자이(일본)=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타이거, 타이거, 타이거.”
26일 오전 9시 35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조조 챔피언십(총상금 975만 달러) 2라운드가 열린 일본 지바현 인자이시 아코디아 골프 나라시노 컨트리클럽(파70). 코스 밖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보기 위해 몰려 든 팬들이 4번홀과 5번홀의 철조망 밖에서 ‘타이거’를 연호했다.
팬들이 함성 소리가 울려퍼진 곳은 경기장이 아닌 철조망 밖 도로였다. 일본에서 처음 열리는 PGA 투어 대회인 조조 챔피언십 2라운드는 전날 강풍과 폭우 탓에 이날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다. 코스 일부가 침수되고 파손되는 등 피해가 심각해 갤러리의 안전을 고려해 선수 가족과 대회 관계자를 제외한 갤러리의 입장을 제한했다.
PGA 투어의 이 같은 발표에 팬들은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수백 명의 팬은 코스 밖에서 우즈가 지나가는 모습을 보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사다리를 들고 온 팬도 있었고, 망원경으로 우즈의 표정까지 살펴보는 팬도 보였다.
| 타이거 우즈를 보기 위해 철조망에서 경기를 보고 있는 팬들. (사진=임정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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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치러지던 경기장에 잠시 뒤 ‘타이거’를 연호하는 함성이 퍼졌다. 이 골프장의 4번홀과 5번홀은 도로와 인접해 있다. 이를 경계하기 위해 철조망을 세웠고, 팬들은 그 사이에서 우즈가 오기를 몇 시간씩 기다렸다. 우즈가 4번홀 티샷을 마치고 페어웨이를 향해 걸어나가자 몇 시간째 기다리고 있던 팬들은 “타이거, 타이거, 타이거”라며 애절한 목소리로 응원했다. 팬들의 함성이 계속되자 우즈는 손을 들며 엿은 미소로 화답했다. 우즈가 활짝 웃자 팬들의 환호성은 더 커졌다. 우즈가 4번홀을 마치고 5번홀 티샷을 날리자 철조망 너머에 모인 팬들도 5번홀을 향해 움직였다. 우즈는 5번홀에서 극적인 파 세이브에 성공하자 팬들의 경기장이 떠나갈 듯 함성을 터뜨렸다.
한국에서 우즈를 보기 위해 일본을 방문한 팬들도 있었다. 전우경과 이성우 씨는 우즈의 경기를 보겠다는 목표 하나로 이날 새벽 6시 30분 골프장에 도착했다. 경기장에 입장할 수 없게 되자 실망했지만 둘은 “우즈를 멀리서라도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6시 30분부터 4시간 동안 기다렸다”며 “우즈를 가까이서 보지 못했지만 같은 공간에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즈의 경기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지만 후회는 없다”며 “우즈를 향해 타이거를 연호했다는 사실 하나로 너무 행복하다”고 먼 발치에서 본 것만으로도 만족해 했다. ‘골프 황제’이기에 가능한 진풍경이다.
| 타이거 우즈를 보기 위해 한국에서 일본을 찾은 전우경씨와 이성우씨. (사진=임정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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