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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은 7일 필리핀 마닐라 근교 라구나의 더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 골라냈다. 6언더파 66타를 친 박성현은 중간합계 9언더파 135타로 이틀 연속 단독 선두를 달렸다.
날씨는 첫날보다 더 더웠다. 최고 기온 31도까지 올라갔고, 오전 한때 빗방울이 떨어진 탓인지 습도는 70%에 육박했다. 그러나 박성현의 샷은 더 정교하고 날카롭게 돌아갔다. 10번홀(파5)에서 경기를 시작한 박성현은 첫 홀부터 버디를 낚으며 상쾌한 출발을 했다. 이후 4개 홀 동안 파 행진을 했지만, 샷 감각은 나쁘지 않았다. 그린을 놓치는 일이 없었고 거의 매 홀 버디 기회가 왔다. 15번홀(파4)에서 다시 1타를 더 줄인 박성현은 전반에만 2타를 줄이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후반 들어 버디를 쓸어 담았다. 2번홀(파5)에서 장타를 앞세워 가볍게 버디를 챙겼고, 4번홀(파4)와 7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했다. 8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 앞까지 보내 또 한 번 버디를 기회를 잡았으나 웨지를 들고 친 칩샷을 얇게 치면서 아쉽게 파에 만족했다. 하지만, 마지막 9번홀(파4)에서 절묘한 아이언으로 공을 홀 1m에 붙인 뒤 버디로 홀아웃했다. 박성현은 1라운드에선 버디 5개를 뽑아냈지만, 보기를 2개 적어내 그린에서 애를 먹었다. 이날은 퍼트 수가 26개에 불과할 정도로 짠물을 자랑했다.
박성현은 경기 뒤 “어제보다 그린이 훨씬 수월했고, 중거리 퍼트도 들어가 경기가 잘 풀렸다”며 “샷은 어제가 더 좋았지만, 퍼트는 오늘이 더 나았다”고 만족해했다. 장타도 장타였지만, 이날 그린을 놓친 게 한번 밖에 없었을 정도로 정교한 아이언샷이 6개의 버디를 쓸어 담는 효자였다. 이날 기록한 6개의 버디 중 4개는 1m 정도에 불과한 ‘탭인’이었다.
2위로 끝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관왕 유카 사소(필리핀)에 4타 차 선두를 달린 박성현은 “우승을 생각하고 있었고 내일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함께 경기한 유카 사소가 너무 잘 쳐서 한 홀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경기했다. 내일 5타 정도 줄이면 우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18세의 유카 사소는 필리핀 여자골프의 희망이다. 일본인 아버지를 둔 그는 장타와 아마추어답지 않은 대범한 경기 운영이 장점이다. 이번 대회에서 이틀 연속 박성현과 함께 경기 한 사소는 중간합계 5언더파 139타를 쳐 단독 2위에 올랐다. 버디 5개를 뽑아냈고 보기는 1개로 막았다. 큰 실수가 없었고, 공을 홀 가까이에 붙이는 위협적인 샷도 많이 나왔다. 시원스런 장타는 박성현도 놀라게 했다. 그는 “몇 개 홀에서는 티샷이 나보다 더 멀리 나갔고, 경기 내용도 좋았다”고 9살이나 어린 사소의 실력을 인정했다.
이번 대회에 후원사 솔레어 리조트의 초청을 받아 출전한 박성현은 남다른 특급대우를 받고 있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에는 솔레어 리조트의 배려로 약 1시간 거리의 숙소까지 헬리콥터로 이동했다. 박성현의 경기가 끝나기 전부터 9번홀 그린 뒤쪽 공터에 헬리콥터가 대기하고 있었다. 박성현은 대회 개막 이틀 전 연습라운드 때도 헬리콥터를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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