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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오늘이 제 전성기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여름 브랜드 공연 ‘흠뻑쇼’로 관객과 뛰놀던 싸이(PSY)가 공연 시작 이후 3시간 10분여가 흘렀을 때인 밤 9시 50분쯤 사뭇 진지한 모습으로 꺼낸 말이다.
‘흠뻑쇼’ 드레스코드인 파란색 옷을 맞춰 입고 온 3만5000여명의 관객이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고 흠뻑 젖은 채 열정적으로 공연을 즐기며 자신의 노래를 ‘떼창’하는 모습에 감격한 듯 보였다.
싸이는 “대한민국에 저보다 랩 잘하고 노래 잘하는 분들이 정말 많은데, 23년간 변함없이 저를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관객은 싸이의 본명 “박재상”을 연호했고, 싸이는 온몸을 불살라 앙코르 무대를 40여분이나 더 펼치며 찐하고, 찡했던 공연을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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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 스웨그’(SUMMER SWAG)라는 부제가 붙은 올해 ‘흠뻑쇼’의 포문이 활짝 열린 순간이다. 공연 말미에 “내일도, 모레도 공연이 있다. 오늘 이러지 말았어야 했다”며 웃어 보인 싸이는 1일과 2일에도 러닝타임이 4시간여에 이르는 공연으로 관객을 흠뻑 적시며 ‘공연 장인’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싸이가 3일간 진행한 서울 공연으로 동원한 관객 수는 무려 10만5000여명이다. ‘지금이 전성기 같다’고 할만한 어마무시한 관객 동원력이다. 싸이는 ‘강남스타일’, ‘챔피언’, ‘연예인’, ‘예술이야’, ‘댓 댓’(THAT THAT) 등 자신의 히트곡을 총망라한 무대로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3!4!’, ‘잘못된 만남’ 등을 엮은 1990년대 댄스 메들리와 ‘나는 나비’, ‘말달리자’, ‘그대에게’, ‘여행을 떠나요’ 등으로 구성한 록 메들리로 다양한 세대의 관객을 만족시키려 한 점도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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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뻑쇼’는 2011년 처음 시작해 어느덧 10년이 훌쩍 넘은 브랜드 공연이다. 무더위 속 사방에서 쏟아지는 물세례를 맞으며 짜릿하고 시원한 쾌감을 즐기는 공연이라는 확고한 콘셉트를 갖췄다는 점이 특징. 싸이는 “월드컵 때마다 펼쳐지는 거리응원을 보며 수많은 인파가 한가지 색의 옷을 입고 한가지 마음으로 하나의 노래를 부르며 소리를 지르는 것이 감동적이고 뭉클한 일이라고 느껴 기획하게 된 콘서트”라며 “도심 한복판에서 파란색 옷을 맞춰 입고 워터 테마파크 같은 느낌이 나는 공연을 하면 어떨까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19 여파 탓에 ‘흠뻑쇼’가 개장하지 않았다. 싸이는 지난해가 되어서야 ‘흠뻑쇼’를 재개했고, 서울, 부산, 대구, 여수 등지에서 35만여 명의 관객과 다시 흠뻑 젖었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관객이 마스크를 벗고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투어 분위기가 한층 더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싸이는 서울 공연 첫날 “4년여 만에 마스크 없이 함성을 지르는 관객을 보니 가슴이 저릿저릿하다”며 감격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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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뻑쇼’는 화려한 게스트 라인업을 자랑하는 공연이기도 하다. 서울 공연 첫날에는 제시와 마마무 화사가 무대에 올랐고, 둘째 날에는 로꼬, 그레이, 에픽하이가 싸이를 지원사격했다. 셋째 날에는 로꼬, 그레이가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른 가운데 비(정지훈)까지 라인업에 가세했다.
첫날 등장한 화사는 무대에서 싸이가 이끄는 기획사 피네이션과 전속계약을 체결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를 뿌렸다. 이 가운데 배우 허성태는 코믹한 연출이 돋보이는 오프닝 영상 주인공으로 등장해 공연에 재미를 더해줬다. 지난해 ‘흠뻑쇼’ 땐 배우 마동석이 오프닝 영상 주인공을 맡은 바 있다.
올해 ‘흠뻑쇼’는 8월까지 이어진다. 싸이는 8일 원주 종합운동장, 15일 여수 진남 종합운동장, 22일·23일 수원 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 29일 보령 종합경기장, 8월 5일 익산 종합운동장, 8월 12일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 8월 19일·20일 대구 스타디움 주경기장, 8월 26일·27일 부산 아시아드 보조경기장에서 관객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