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구대성'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몬스터시즌

이석무 기자I 2010.08.17 13:22:25
▲ 한화 구대성. 사진=한화 이글스

[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한화 구대성(41)이 18년간 정들었던 그라운드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은퇴식은 9월 2일 열릴 예정이다.

구대성이 한국 프로야구에 남긴 족적은 어마어마하다. 특히 1996년 구대성이 보여준 '몬스터 시즌'은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전무후무한 활약이었다.

27살의 나이로 최전성기를 누렸던 구대성은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투수부문 4관왕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다승(18승), 구원(40세이브포인트), 평균자책점(1.88), 승률(85.7%)에서 1위를 차지했다.

타자가 아닌 투수가 4관왕을 차지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 특히 다승과 구원 타이틀을 함께 거머쥔다는 것은 기적이나 다름없다. 구대성을 빼고 이같은 위업을 이룬 선수는 1992년 송진우가 유일하다.

바꿔서 얘기하면 그만큼 구대성이 혹사를 당했고 그 당시 프로야구가 오늘 날에 비해 낙후성을 보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구대성이 이룬 업적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결코 지울 수 없는 대기록임에는 부인할 수 없다.

그 해 구대성은 정규시즌 MVP에 등극했다. 그야말로 '최고'라는 표현이 부족할 만큼 프로야구를 완전 정복했다.

구대성 이전에 투수 4관왕에 오른 선수는 1989년부터 1991년까지 3년 연속 4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을 달성한 선동열 현 삼성 감독 뿐이다. 하지만 선동열 감독도 다승과 구원부문을 동시에 석권한 적은 없다.

선동열 감독이 당시 달성했던 4관왕은 올해 류현진이 재현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류현진은 다승(15승), 평균자책점(1.63), 탈삼진(171개), 승률(.789) 부문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구대성과 같이 다승과 구원을 모두 휩쓴 투수는 앞으로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다. 구대성의 남긴 족적이 더욱 대단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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