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김영광도 쓴소리 “도덕적이지 못한 사람, 스스로 나가달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대한축구협회의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이 여전히 뜨거운 가운데 K리그 레전드 골키퍼 김영광도 소신을 밝혔다.

김영광은 1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도덕적으로 어긋난 행동을 하신 분들은 다 나가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김영광은 최근 논란인 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는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의 소신 발언을 언급하며 “선배로서 보는 게 힘들었고 힘을 실으려고 함께 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나만 피해 안 보면 되지’하고 숨을 수 있으나 그런 성격도 아니고 축구 팬, 축구인,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발 벗고 나섰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에 대해 “안타깝고 죄송하다”라고 말한 김영광은 “자세히 검토하고 후보군을 추리고 만나면서 적합한 감독을 찾을 수 있는데 그런 시스템이 정확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언론에 다수결 이야기도 나오는데 초등학교에서 반장 뽑는 건가”라고 말했다.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회의실에서 축구협회가 차기 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내정한 것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논란 속에서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된 홍명보 감독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만, 이번 판단은 아쉽다”라며 “축구인은 다 안 된다고 생각했을 텐데 ‘수락했어야 했나’라는 마음이 들어 안타깝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팀을 잘 만드실 수 있다고 생각하신 거 같은데 그건 결과론”이라며 “국가대표 감독의 자리는 신중하고 팬들을 이해할 수 있는 상황에서 선임했어야 했다”라고 전했다.

김영광은 팬들이 분노한 부분에 대해 독단적이고 체계가 없는 선임 과정을 꼽았다. 그는 “논리정연하게 발표했으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겠으나 갑자기 홍 감독님이 탁 나왔다”라며 “축구를 모르는 사람이 봐도 어이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영광은 “협회에 계신 분 중에 도덕적이지 않고 이번 사건의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스스로 나가셔야 한다”라며 그래야 한국 축구가 발전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난 이런 말을 할 위치에 있지도 않고 부족한 사람”이라면서도 “축구를 사랑하고 팬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말씀드린다”라고 덧붙였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 회의를 마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회의 결과를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 정몽규 회장을 향해서도 실망한 축구 팬에게 결과로 보여줘야 할 때라며 “이번 사태를 ‘넘어가겠지’ 하지 마시고 여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실지 더 돌아서는 분들이 없게 좋은 판단, 선택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김영광은 잡음이 끊이지 않는 협회에도 “이런 질타를 나쁘게만 볼 게 아니라 이번 일을 계기로 깨끗한 협회가 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번 기회로 많이 바뀌고 더 발전하는 협회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영광은 앞서 소신을 밝힌 축구 선후배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면서 “난 지도자를 할 계획이 없어서 용기 내서 말씀드릴 수 있다”라며 “같은 마음이나 나서지 못하는 상황도 있을 테니 안 좋게 보시지 말아달라. 축구를 사랑하고 안타까워하는 마음은 다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런 상황을 만든 무언가를 질타해달라”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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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김영광은 팬들에게 “한국 축구, K리그는 팬들이 없으면 발전할 수 없고 대표팀은 K리그가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라며 “앞으로도 한국 축구, K리그 많이 사랑해 주시고 선수들에게 큰 힘이 돼 달라”라고 바람을 전했다.

2002년 전남드래곤즈를 통해 프로 무대에 발을 내민 김영광은 울산HD, 경남FC, 서울이랜드, 성남FC를 거쳤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김영광은 K리그 통산 609경기를 뛰며 김병지(708경기)에 이어 최다 출전 2위에 올라가 있다.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친 김영광은 A매치에도 17경기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