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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추석특집드라마 ‘나의 판타스틱한 장례식’(극본 김은향 연출 박선호)이 추석연휴 아침을 잔잔한 감동으로 물들였다. 26일 오전 방송된 ‘나의 판타스틱한 장례식’이 삶의 끝자락에서 운명처럼 재회한 27세 동갑내기 청춘의 맑고 청초한 사랑이야기를 담아내며 시청자들에게 진한 여운을 선사했다.
‘나의 판타스틱한 장례식’은 심장이 고장난 남자와 머리가 고장난 여자의 사랑 이야기였다. 27세 동갑내기 청춘 남녀의 찬란하도록 안타까운 ‘웰 다잉’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가슴 따뜻해지는 애틋한 이야기에 연기력 하나로 내공을 쌓아온 두 배우의 열연 덕에 살아날 수 있었다. 최우식과 경수진 모두 시청자에게 익숙한 얼굴과 이름을 가졌지만 색다른 작품에서 비중 있는 역할로 진가를 발휘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겨왔다. 두 사람 모두 평소 작품의 흥행 여부나 캐릭터의 비중과 상관없이 좋은 작품에 임하는 것만으로 배움의 길이 열린다는 초심을 지키며 연예계 활동을 이어왔던 만큼 이날의 단막극 또한 소중한 기회로 활용할 수 있었다는 평이다.
‘나의 판타스틱한 장례식’은 극중 중학교 시절부터 인연을 맺었던 미수(경수진 분)와 동수(최우식 분)의 이야기에서 시작됐다. 세월이 흘러 우연히 미수와 재회, 운명적인 사랑을 시작했다. 미수는 뇌종양이 재발해 시한부 선고를 받은 상황. 죽음을 앞두고 있지만 미수는 과거 버림받은 기억과 배신당한 기억들에서 벗어나지 못해 죽음 앞에서조차 다른 누군가를 끝임 없이 의식했다. 거대한 혹이 머리를 갉아먹고 있음에도 미수는 ‘머리’로 생각하는 일을 멈추지 않고 어릴 적 자신을 떠난 엄마에게 인정받기 위해 박사학위 취득에 남은 삶을 다 바치고 있었다.
반면, ‘심장이 고장난 남자’ 중졸의 페인트 도색공 동수는 미수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받아들였다. 이식받은 심장에 이상이 생겨 곧 죽을지도 모르는 위태로운 삶을 살고 있지만 아이처럼 순수하게 매순간을 즐기며, 오늘에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다. ‘머리가 고장난 여자’와 ‘심장이 고장난 남자’로 만난 두 사람은 27세 청춘답게 아름다운 사랑을 나눴다.
동수의 맑고 순수한 사랑에 점점 마음을 열던 미수는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을 끊고 동수 앞에서 홀연히 사라졌다. 전국을 돌며 미친 듯이 미수를 찾아다니던 동수는 호스피스 병원에서 혼자 죽음을 준비하고 있는 미수를 찾아냈다. 동수의 사랑에 자신의 삶을 당당히 정리할 용기를 얻은 미수는 장례식을 자신이 살아 있을때 하기로 마음먹고, 동수와 함께하며 만났던 가슴 따뜻한 사람들과 그 어느 장례식보다 판타스틱한 장례식을 가졌다. 미수는 그렇게 자신보다 더 자신을 뜨겁게 사랑해준 동수에게 새 삶을 주고 안타까운 생을 마감했다.
좋은 작품, 좋은 배우, 좋은 연기의 시너지가 발휘된 ‘나의 판타스틱한 장례식’. 마냥 행복하게만 끝난 엔딩은 아니었지만 두 배우의 뜻 깊은 발견만큼은, ‘판타스틱하다’는 제목에 꼭 어울리는 해피 엔딩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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