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심은경이 영화 ‘더 킬러스’(감독 김종관, 노덕, 장항준, 이명세) 개봉을 앞두고 2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더 킬러스’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단편소설 ‘살인자들’(더 킬러스)를 대한민국 대표 감독 4인이 각기 다른 시선으로 해석하고 탄생시켜 4편의 살인극으로 한 작품에 담은 시네마 앤솔로지다. ‘최악의 하루’, ‘조제’ 김종관 감독, ‘연애의 온도’, ‘특종: 량첸살인기’ 노덕 감독, ‘리바운드’, ‘오픈 더 도어’ 장항준 감독, ‘인정사정 볼 것 없다’, ‘형사 Duelist’ 이명세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여기에 ‘써니’, ‘수상한 그녀’, ‘머니게임’ 등 영화와 드라마를 연이어 히트시키고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 중인 배우 심은경의 만남으로 더욱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심은경이 한국 작품으로 관객을 만나는 것은 무려 6년 만이다. 심은경은 2017년 일본에 진출, 2018년 일본의 유력 매니지먼트사 유마니테와 손을 잡고 본격 일본 활동을 시작했다. ‘블루 아워’, ‘신문기자’ 등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심은경은 한국인 배우로 2019년 영화 ‘신문기자’를 통해 제43회 일본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까지 달성했다.
심은경은 일본 진출에 도전하게 된 계기를 묻자 “어릴 때부터 꿈이 컸기에 해외 진출은 늘 꾸준히 되게 많이 생각했었다. 한국뿐 아니라 다양한 나라, 다양한 언어의 영화들, 좋은 작품이라면 국적이 어디든 활동해보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고 그중 한 곳이 일본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심은경은 “시상식 영상 속 제 표정만 봐도 아실 거다. 회사 관계자분과 시상식 전에 이런 이야길 나눴었다. ‘이렇게 참석하는 것 자체가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 있을텐데 일본의 뛰어난 연예인분들, 배우분들 구경할 수 있겠구나. 내가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도 가보다니 그 사실 자체를 즐겁게 경험하고 오자’고 이야기했었다. 옷도 드레스 예쁜 것 입고 헤어피스까지 붙인 채 즐겁게 갔다”고 회상하며 “행사를 즐기고 있던 와중에 ‘퍼펙트 데이즈’의 야쿠쇼 코지 씨가 제 이름을 불러주시는데 어안이 벙벙하더라. 저런 대배우가 내 이름을 불러주시다니. 너무 놀라서 걸어나가는 그 순간까지 손에 경련이 일어났다. 당시 아무 수상 코멘트도 준비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떠올렸다.
언어의 장벽을 딛고 일본어 연기를 소화할 수 있던 비결도 전했다. 심은경은 “저희 회사에 계시는 분이 거의 다 일본 분이시다. 서툴러도 일본어로 소통할 수밖에 없던 환경 속에서 언어가 많이 늘었던 것 같다”고 겸손을 드러냈다.
한국과 일본의 촬영 현장의 차이점도 설명했다. 심은경은 “가장 다르다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촬영기간이다. 한국은 3~4개월의 기간을 두고 촬영한다면 일본은 영화의 기획 성격 따라 달라지긴 하는데 제 경험으로 말씀드렸을 때 가장 짧았던 건 촬영기간이 2주 정도였던 기억이 난다. 그 영화가 ‘블루아워’란 작품이다. ‘신문기자’란 영화도 20일 정도 촬영이었다. 그때 연기를 준비하면서 일본어도 같이 준비하고 하니 벅찼던 부분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대사를 거의 그냥 번역본이랑 같이 들고 다니며 동시에 계속 읽었다. 지름길이 따로 없고 소리내서 계속 일본어 대사를 연습하는 그런 방식밖에 없었다. 그때 연기를 연습했던 순간들이 좀 변화의 계기가 돼준 것 같다”고 의미를 밝혔다.
또 “내가 이런 자세를 놓치고 있던 게 아닐까 그 순간들을 통해 깨달았다. 어릴 때는 엄마랑 둘이서 대본을 연습했는데 지금도 ‘황진이’의 대본이 아직도 집에 있다. 대본이 다 해져있더라. 그걸 보면 ‘내가 이정도로 대사량 연습을 엄청 했구나’ 깨닫는다”라며 “그러다 어느 순간에는 그 자세를 잊고 지냈던 게 아닐까. ‘신문기자’를 준비하면서 ‘잊고 있던 것’을 다시 떠올리게 됐다. 연기에 임하는 자세가 변한 계기가 그때부터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작품 병행할 예정이고 그 사이 다른 국가의 어떤 작품이 있다면 거부하지 않고 출연하고 싶다”고도 전했다.
한편 ‘더 킬러스’는 오는 10월 2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