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택 감독은 2001년 대한민국에 ‘친구 신드롬’을 일으킨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작품 ‘친구’를 비롯해 1978년 부산에서 실제 일어난 유괴 사건을 다룬 ‘극비수사’, 인천상륙작전의 양동작전인 장사상륙작전에 참전한 인물들을 다룬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 등 리얼리티를 기반으로 한 작품들로 큰 호응을 얻어왔다.
곽경택 감독의 컴백작인 영화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그린 이야기다. 곽 감독은 그의 장기를 살려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과 관련된 서울 서부소방서 대원들의 이야기를 진지한 디테일로 그려냈다.
곽경택 감독이 이처럼 실화 사건을 영화화하는 데 주목하는 이유는 흥미로운 소재뿐만 아니라 사건의 중심에 선 인물들에게 있다. ‘친구’의 준석(유오성 분)과 동수(장동건 분), ‘극비수사’의 형사 공길용(김윤석 분)과 도사 김중산(유해진 분),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의 이명준 대위(김명민 분)와 이들을 따르는 학도병들까지 곽경택 감독의 시선에는 언제나 매운맛의 사건보다 그 사건의 중심에 있는 인물들의 진정성이 주로 자리해 왔다.
‘소방관’ 역시 최악의 참사 사건을 다루는 데 앞서 서부소방서 대원들의 사연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관객들이 당시 상황에 최대한 몰입할 수 있게 이끈다. 이런 연출 방식에 대해 곽경택 감독은 “배우들이 실화 사건을 그리는데 도구로 쓰이게 하고 싶지 않았다. 배우들이 영화에 출연해야 된다는 강력한 동기 부여와 기존의 ‘소방관’을 다룬 영화들과는 차별점을 주고 싶었다”며 캐릭터 한 명, 한 명에 생명을 불어넣은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영화에 참여한 배우들도 곽경택 감독이기에 ‘소방관’을 선택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아 밝혔다. 주원은 “우리 세대라면 대부분이 곽경택 감독의 팬이었을 거다. 나 역시 그랬고 ‘소방관’ 시나리오도 좋았지만, 곽경택 감독 연출이라는 사실에 고민 없이 선택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감독님이 배우들에게 디렉션을 워낙 디테일하게 주셔서 연기하기 편안한 현장이었다”고 전했다. 이준혁은 “곽경택 감독은 영화 ‘소방관’과 비슷한 결의 분이었다. 카리스마가 있으면서도 따뜻한 영화 색깔과 비슷했다”고 전했다.
현장에 참여한 스탭, 배우들 모두 입을 모아 곽경택 감독의 특기가 살아났다고 말한 영화 ‘소방관’은 12월 4일(수)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