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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7년전. 한 아들이 엄마에게 건넨 말은 충격적인 우스갯소리였다. “아니, 쟤가 뭘 안다고 저럴까”하며 ‘허허’ 웃음을 유발했지만 “그래, 한번 해볼래?”라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올해 14세. 중학교 1학년인 배우 조성목은 일곱살 되던 해 TV에서 ‘오케이케시백 베이비 페스티벌’을 접하고 부모님께 응모를 요청했다. 그때만해도 “추억으로 남기자”던 엄마는 지금 조성목을 단련시키는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
“춤추고 노래하고. 끼를 보는 대회였어요. 어쩌다 본선까지 가게 됐는데, 그 중 심사위원 분이 절 잘 봐주시고 배우의 길로 인도해주셨죠. 당근보다 채찍을 주시는 부모님이 지금은 가장 고마운 존재에요. ‘너는 아직 신인이다보니 연기가 어색한 건 이해하지만, 언제까지나 신인일 수는 없다는 걸 명심해라’는 말씀을 많이 해요.”
조성목은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 열 일곱의 나이에 여든의 삶을 사는 조로증 환자 한아름을 연기했다.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개봉 전부터 입소문이 났고 150만 관객을 돌파했다. 그 힘은 영화 속에 녹아든 그의 존재감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조성목에게 ‘두근두근 내 인생’은 그가 제대로 연기한 데뷔작이자 “어마무시한” 선배들과 호흡을 맞춘 첫 작품이다.
“롤모델이 없었어요. 그러다 (강)동원이 형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어떤 역할, 어떤 장르에 있어도 다 자연스럽지 않나요? 현장에서 ‘레디, 큐!’ 한마디면 감정도 바로 잡고 집중하시고. 저도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워낙 잘 생기고 예쁜 ‘비주얼 배우’의 극중 아들로 출연한 터라 친구들 사이에서는 원성이 자자하기도 했다.
“영화를 본 친구들이 꽤 많았어요. ‘아니 저런 부모님한테 너같은 아들이 어떻게 나와?’라고 놀리더라고요.(웃음) 그건 근데 저도 인정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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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모델을 강동원 형으로 잡은 터라, 20대엔 강동원 형처럼, 30대엔 강동원 형 만큼 된 제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봐요. 그렇게 천천히 40대에 정점을 찍고(웃음), 또 아주 천천히 정상에서 내려오고 싶어요. 올라가는 것 만큼 내려오는 것도 중요하잖아요. 50대, 60대엔 후배들에게 양보도 하고 못한 활동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아직 변성기도 오지 않아 앞으로 어떤 톤으로 연기하게 될지 모르고, 한창 클 때라 어디까지 키가 자랄지도 모르는 조성목은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그 떡잎을 알아본 여성 팬들도 꽤 많다.
“무대인사 다니면서 많은 분들이 귀엽다, 잘생겼다, 칭찬을 해주시더라고요. 얼마전에는 ‘조성목 나랑 결혼해!’라고 소리친 팬분이 있었는데 그야말로 ‘멘붕(멘탈 붕괴)’이 왔어요. 멘트를 준비해서 말하려던 찰나에 그 말을 듣고 머리 속이 하얘지더라고요.(웃음)”
조성목의 다음 행보는 정해지지 않았다. 스타트를 진중한 아름이로 시작했으니, 후속작에서는 개구쟁이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 정도다. 누군가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는 아역으로서 배우 원빈과 호흡을 맞춰보면 어떻겠냐는 말에 손사래를 친다.
“저도 쌍꺼풀이 있긴하지만 원빈 형은 정말 아니에요. 강동원, 송혜교 선배들의 ‘아들’이 되면서 폭탄 맞은 게 얼마나 큰지 몰라요. 원빈 형의 어린 시절을 연기할 일도 없겠지만, 만약 그렇다고 하면 상상할 수 없는 2차, 3차 폭격이 날라올 걸요? 저는 배우를 아주 오래 길게 하고 싶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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