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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21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잉글랜드와 이란의 B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 잉글랜드 대표팀이 ‘무력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무릎꿇기’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지난 2020년 미국 경찰의 흑인 과잉 진압 사망 사건을 계기로 킥오프 전 이같은 퍼포먼스를 펼쳐왔다. EPL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특정한 큰 경기에서만 하는 방향으로 축소됐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다시 한 번 무릎꿇기 퍼포먼스가 펼쳐질 예정이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월드컵에서 이 퍼포먼스를 하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월드컵은 가장 큰 무대이며 특히 젊은이들에 포용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를 전할 수 있는 강력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인 케인은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프랑스, 독일, 노르웨이, 스웨덴, 스위스, 웨일스 등 유럽 팀 주장들과 함께 성 소수자 연대 취지의 ‘무지개 완장’을 착용한다. ‘원 러브’(One Love) 캠페인으로도 불리며, 축구에 대한 다양성과 포용성을 촉진하기 위해 네덜란드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헝가리에서 열린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동의를 얻어 완장을 찬 바 있다.
잉글랜드 선수들이 이런 행위를 하는 이유는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에 불거진 이주 노동자, 성 소수자 인권 탄압 논란과 관련이 있다.
FIFA는 정치적 발언을 금지하고 있으며, 무지개 완장을 착용한 선수들은 벌금이나 징계 처분까지 받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케인은 무지개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케인은 “하나의 팀, 선수단, 조직으로서 이 완장을 차겠다고 분명하게 말하겠다”며 “잉글랜드 축구협회(FA)가 현재 FIFA와 논의 중이며 이란과 경기가 열리기 전까지 FIFA의 결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독일 대표팀 캡틴인 마누엘 노이어도 무지개 완장을 착용하겠다며, “FIFA가 불과 이틀 전에 내놓은 ‘그들만의 완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FIFA가 공개한 자체 완장은 UN 산하 기관과 협력, 교육·보건·차별 반대 등의 주제를 담은 것이다.
다만 AP통신은 “선수들은 FIFA의 자체 완장은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FIFA는 팀들이 규정을 위반할 경우 징계 절차를 개시하지만 징계 범위는 일부 부유한 회원국 축구 연맹에 1만500 달러(약 1400만원) 벌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제한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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