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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1선발 줄줄이 부상 이탈...교체 시간표 더 빨라지나

이석무 기자I 2024.05.16 14:09:10
두산베어스 라울 알칸타라. 사진=연합뉴스
KIA타이거즈 윌 크로우. 사진=뉴스1
KT위즈 웨스 벤자민.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프로야구 KBO리그가 개막 후 벌써 두 달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시즌 초반이 잘 안 풀리는 팀은 변화를 줘야 할 시기가 됐다. 그 시작은 부상을 당하거나 부진에 빠진 외국인선수 교체다.

지난해는 처음 구단과 계약한 외국인투수 가운데 10명이 시즌을 다 채우지 못했다. 10개 구단 외국인투수 20명 가운데 절반에 해당한다. 올해는 그 속도가 더 빨라질 전망이다. 각 팀 외국인선수 가운데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는 SSG랜더스가 끊었다. 시즌 개막 후 평균자책점 12.71에 그친 로버트 더거(28)를 지난달 27일 퇴출하고 앤드류 앤더슨(30)을 영입했다.

올 시즌 ‘1호 대체 외국인선수’가 된 앤더슨은 지난 10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KBO리그 신고식을 치렀다. 결과는 3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합격점이었다. 마이너리그에서 불펜투수로 활약하느라 많은 투구 수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최고 구속 156㎞에 이르는 강속구는 일품이었다.

앤더슨의 투구를 본 다른 구단은 더 바빠졌다. 이미 미국에 스카우트를 보낸 팀도 여럿 있다. 특히 5월 말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빅리그 진출을 노리고 마이너 계약을 맺은 투수들이 FA를 선언할 수 있기 때문이다. KBO리그 팀 입장에선 선수 선택지가 넓어진다는 의미다.

올 시즌 구단들이 더 민감한 이유는 외국인 에이스들이 잇따라 부상으로 고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현재 라울 알칸타라(31·두산베어스), 윌 크로우(29·KIA타이거즈), 웨스 벤자민(30·KT위즈)이 나란히 팔꿈치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문제는 과연 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느냐다. 알칸타라는 4월 21일 마지막 등판 후 감감무소식이다. 알칸타라는 국내 병원 세 군데에서 우측 팔꿈치 외측 염좌 진단을 받았다. 심지어 미국에 있는 자신의 주치의까지 직접 찾아가 검진을 받았지만 소견은 같았다.

두산 입장에선 알칸타라가 빠르게 돌아오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공백이 더 길어지면 구단도 손을 쓸 수밖에 없다. 이승엽 두산 감독도 “아픈 사람을 억지로 던지게 할 수 없다”면서도 답답함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리그 선두를 달리는 KIA도 고민에 빠졌다. 크로우는 올 시즌 8경기에 나와 5승1패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 중이다. KIA가 초반 잘 나가는데 일등공신 중 하나다.

그런데 팔꿈치에 탈이 났다. 지난 10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복수 검진 결과 오른쪽 팔꿈치 내측 인대 부분 손상 소견이 나왔다. 최악에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서저리)을 받아야 할 수 있다.

크로우는 지난 14일 주치의를 만나 재검진을 받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재검진 결과도 좋지 않다면 구단도 거취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올 시즌 절호의 우승 기회가 찾아온 만큼 더 빠르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분위기다.

KT위즈 ‘1선발’ 역할을 톡톡히 하던 벤자민의 경우는 조금 상황이 다르다. 벤자민은 지난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2회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자진 강판했다. 곧바로 검진을 받았고 뼛조각이 발견됐지만 당장 큰 통증이나 부상을 유발할 정도는 아니라는 검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반즈는 구단에 ‘3주 동안 쉬겠다’고 요청했다.

KT 구단은 이를 받아들였지만 당혹스러운 건 사실이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14일 롯데와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에서도 “자세한 내용은 트레이너에게 확인하라”며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앞으로 벤자민의 태도 문제에 따라 KT가 빠르게 교체 카드를 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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